활동지원 ‘사각지대’ 만 65세 탈시설장애인들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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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3-25 09:06 조회28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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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 4개 단체는 21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만 65세 탈시설 장애인 활동지원 보장을 위한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현행 제도상 신청 못해 “권리 침해·차별”‧‧“자립생활 보장하라”
“십수 년을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때는 장애를 가지면 다 시설에 들어가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라도 지역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만 65세가 넘어 시설에서 나왔다는 이유로 저희는 장애인활동지원을 신청조차 못 합니다. 지역사회에서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십수 년을 살다 탈시설을 했으나 만 65세 이상이라는 이유로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중증장애인 당사자 3명이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만 65세 이상 탈시설 장애인의 장애인활동지원 권리 침해 및 차별에 대한 진정을 제기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 등 4개 단체는 21일 인권위 앞에서 ‘만 65세 탈시설 장애인 활동지원 보장을 위한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자협에 따르면 이번 진정 당사자인 최중증장애인 권혁진, 오남석, 조인제 씨는 자립생활과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라는 제도가 생소했던 시절에 장애인거주시설에 입소했다.
이들은 시설에서 수십년을 지내다가 만 65세를 훌쩍 넘기고서야 ‘탈시설 시범사업’으로 지역사회에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생존에 필수적인 장애인활동지원 조차 온전하게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진정 당사자들은 만 65세라는 정부의 연령 기준으로 인해 장애인활동지원을 신청조차 못 한 채 '탈시설 시범사업'에서 제공되는 월 200시간의 활동지원만으로 아슬아슬하게 일상의 순간을 버텨내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제도에서 만 65세 이상 장애인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할 수 없으며,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받던 장애인도 만 65세에 도래하면 노인장기요양서비스로 서비스가 전환된다.
특히 중증장애인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노인장기요양서비스로 전환될 때 급여시간이 크게 삭감되는 경우가 많아 장애계는 그동안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만 65세 연령 제한 폐지, 노인요양서비스 확대 및 당사자 선택권리 보장 등을 요구해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월 보건복지부는 65세 이상으로 활동지원 수급자 또는 수급자였던 사람 중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사람과 노인성질환이 있으며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 65세 미만의 장애인도 활동지원급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제도는 장애인활동지원을 보충적 성격으로만 제공하는 ‘보전급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
진정인 권혁진 씨는 “2005년 장애를 가지게 된 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경제적 이유로 시설에 입소해 13년을 살았다. 그 십수 년의 시간 동안 나는 하루빨리 지역사회로 나와서 사는 것을 꿈꾸고 있었지만, 시설에서 나오는 데에는 너무나 많은 제약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탈시설 시범사업을 통해 겨우 지역사회로 나올 수 있었고 현재 8개월째 전주 시내에서 살고 있다. 꿈꾸던 지역사회에 나와 살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활동지원 시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중증장애인인 나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지만 현재 200시간으로는 밤에는 도와줄 사람이 없어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 그럼에도 65세 이상은 장애인활동지원을 신청하지 못한다는 이상한 제도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진정인 당사자 오남석 씨는 “사고로 인해 장애를 가진 뒤 16년을 시설에서 살았다. 당시에는 장애를 가지면 갈 수 있는 곳이 시설밖에 없는 줄 알았다. 뒤늦게 인간답게 살고 싶어 탈시설 시범사업을 통해 지역사회로 나올 수 있었다. 나와 보니 시설 밖의 생활은 안에서의 삶과 너무나 차이나고 하루를 살더라도 이렇게 사람답게 사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200시간이라는 활동지원 시간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기에는 너무나 적다. 65세가 넘었다는 이유로 활동지원을 받지 못하고 신청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면서 “65세가 넘은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 수 있다. 인간답게 살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라고 힘주어 말했다.
중증장애인지역생활지원센터 강현석 소장은 “최근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전체 장애인 중 49%가 65세 고령자라고 한다. 현행 제도상으로는 260만 장애인 중 절반이 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에는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추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만 65세 이상 장애인은 사람이 아닌가. 행복을 추구할 자격이 없는가. 왜 나이 때문에 우리 장애인들은 이렇게 차별받아야 하는가”라며 “평등하지 못하고 장애를 차별하는 이 사회를 고발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한자협 최용기 회장은 “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생활을 나이와 상관이 없다. 몇 살을 먹든 간에 자기선택권이 존중돼야 하며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지원체계가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만 65세가 넘으면 장애인활동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나이가 많아졌다고 내 장애가 사라지는가. 당연히 활동보조를 받아야 하는데 65세를 넘었다고 활동지원을 받지 못한다. 이것으 제도가 한참 잘못됐고 바뀌어야 한다”면서 “인권위는 잘못된 제도가 올바르게 설 수 있도록 만 65세가 넘는다고 하더라도 활동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은 당연히 받을 수 있도록 천명하고 복지부에 시정권고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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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거주시설에서 십수 년을 살다 탈시설을 했으나 만 65세 이상이라는 이유로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중증장애인 당사자 3명이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만 65세 이상 탈시설 장애인의 장애인활동지원 권리 침해 및 차별에 대한 진정을 제기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 등 4개 단체는 21일 인권위 앞에서 ‘만 65세 탈시설 장애인 활동지원 보장을 위한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자협에 따르면 이번 진정 당사자인 최중증장애인 권혁진, 오남석, 조인제 씨는 자립생활과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라는 제도가 생소했던 시절에 장애인거주시설에 입소했다.
이들은 시설에서 수십년을 지내다가 만 65세를 훌쩍 넘기고서야 ‘탈시설 시범사업’으로 지역사회에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생존에 필수적인 장애인활동지원 조차 온전하게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진정 당사자들은 만 65세라는 정부의 연령 기준으로 인해 장애인활동지원을 신청조차 못 한 채 '탈시설 시범사업'에서 제공되는 월 200시간의 활동지원만으로 아슬아슬하게 일상의 순간을 버텨내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제도에서 만 65세 이상 장애인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할 수 없으며,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받던 장애인도 만 65세에 도래하면 노인장기요양서비스로 서비스가 전환된다.
특히 중증장애인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노인장기요양서비스로 전환될 때 급여시간이 크게 삭감되는 경우가 많아 장애계는 그동안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만 65세 연령 제한 폐지, 노인요양서비스 확대 및 당사자 선택권리 보장 등을 요구해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월 보건복지부는 65세 이상으로 활동지원 수급자 또는 수급자였던 사람 중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사람과 노인성질환이 있으며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 65세 미만의 장애인도 활동지원급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제도는 장애인활동지원을 보충적 성격으로만 제공하는 ‘보전급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
진정인 권혁진 씨는 “2005년 장애를 가지게 된 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경제적 이유로 시설에 입소해 13년을 살았다. 그 십수 년의 시간 동안 나는 하루빨리 지역사회로 나와서 사는 것을 꿈꾸고 있었지만, 시설에서 나오는 데에는 너무나 많은 제약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탈시설 시범사업을 통해 겨우 지역사회로 나올 수 있었고 현재 8개월째 전주 시내에서 살고 있다. 꿈꾸던 지역사회에 나와 살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활동지원 시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중증장애인인 나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지만 현재 200시간으로는 밤에는 도와줄 사람이 없어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 그럼에도 65세 이상은 장애인활동지원을 신청하지 못한다는 이상한 제도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진정인 당사자 오남석 씨는 “사고로 인해 장애를 가진 뒤 16년을 시설에서 살았다. 당시에는 장애를 가지면 갈 수 있는 곳이 시설밖에 없는 줄 알았다. 뒤늦게 인간답게 살고 싶어 탈시설 시범사업을 통해 지역사회로 나올 수 있었다. 나와 보니 시설 밖의 생활은 안에서의 삶과 너무나 차이나고 하루를 살더라도 이렇게 사람답게 사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200시간이라는 활동지원 시간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기에는 너무나 적다. 65세가 넘었다는 이유로 활동지원을 받지 못하고 신청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면서 “65세가 넘은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 수 있다. 인간답게 살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라고 힘주어 말했다.
중증장애인지역생활지원센터 강현석 소장은 “최근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전체 장애인 중 49%가 65세 고령자라고 한다. 현행 제도상으로는 260만 장애인 중 절반이 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에는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추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만 65세 이상 장애인은 사람이 아닌가. 행복을 추구할 자격이 없는가. 왜 나이 때문에 우리 장애인들은 이렇게 차별받아야 하는가”라며 “평등하지 못하고 장애를 차별하는 이 사회를 고발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한자협 최용기 회장은 “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생활을 나이와 상관이 없다. 몇 살을 먹든 간에 자기선택권이 존중돼야 하며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지원체계가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만 65세가 넘으면 장애인활동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나이가 많아졌다고 내 장애가 사라지는가. 당연히 활동보조를 받아야 하는데 65세를 넘었다고 활동지원을 받지 못한다. 이것으 제도가 한참 잘못됐고 바뀌어야 한다”면서 “인권위는 잘못된 제도가 올바르게 설 수 있도록 만 65세가 넘는다고 하더라도 활동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은 당연히 받을 수 있도록 천명하고 복지부에 시정권고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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