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시흥시를 향해 발달장애아동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역 소재 언어치료연구소에 대한 즉각적인 지정취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발달장애아동 폭행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경찰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시흥시의 대처에 해당 기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
두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두리IL센터)는 15일 시흥시청 앞에서 ‘발달장애 아동 폭행 언어 치료 센터 지정 취소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두리IL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시흥시 소재의 A언어 치료 연구소에서 강사가 장애 아동을 여러 차례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아동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판정을 받은 아동으로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운 정도이며 지난 2년간 해당 기관에서 별문제 없이 교육을 받아왔다. 하지만 담당 강사가 바뀌고 난 이후부터 아이는 기관에 가기 싫다는 반응을 보였고 피해 아동의 부모는 아이의 얼굴에 손자국이 찍혀있는 것이 발견했다.
이에 이들은 A언어 치료 연구소에 항의하며 CCTV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으나 기관 측은 처음에는 ‘못 보여준다.’, ‘문제없다.’, ‘2배속으로 보여주겠다’ 등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CCTV를 확인하자 화면 속 아이는 겁에 질려있었고 문 쪽으로 도망가기 일쑤였으며 피해 아동의 목을 조르거나 뺨을 때리고 발로 차는 등의 모습이 포착됐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피해 아동이 더 있었다는 점이다. CCTV 기록을 통해 가해자가 거의 매 수업 장애 아동들의 얼굴을 때리고 폭행하는 장면 등 다수의 폭행 정황이 확인됐으며, 이러한 사실 확인으로 파악된 피해 아동은 총 3명이다.
최근 전세 사기를 당해서 감정 조절이 되지 않았다며 폭행을 인정한 가해자는 현재 기관에서 해고된 상태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피해 아동 부모들로부터 접수된 고소장을 통해 수사를 진행 중으로 두리IL센터가 시흥시에 해당 기관의 지정을 즉각 취소할 것을 요구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두리IL센터는 “경찰과 시의 안일한 태도에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해당 기관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장애 아동들의 언어 치료라는 명목하에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여전히 운영되고 있는 A언어 치료 연구소의 공식적인 사과와 지정 취소를 요구한다”면서 “시흥시는 지금이라도 해당 기관의 직접적인 감사를 시행하고 조사를 통해 혐의가 밝혀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관과 그 기관장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장애인부모연대 시흥시지부 박희량 회장은 “발달장애 아동들이 교육을 받는 기관에서 폭행 행위가 발생했다는 것이 개탄스럽다. 좋은 강사분들도 있지만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기관 자체의 운영 잘못이며 기관장의 잘못이 크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발달장애인은 어렸을 때 교육을 잘 받지 못하면 성인이 돼서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시흥시에서는 다른 언어 치료 연구소도 사전조사를 해보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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