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사회서비스의 시장화 선언한 가운데, 산간벽지와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노인·장애인 등 대상자들은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 자체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강선우 의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은 사회보장전략회의에서 사회서비스의 시장화 선언하고 사회서비스에 대해 민간의 경쟁구조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 발언을 들으면서 의문이 들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회서비스는 민간위주로 확대돼 더 시장화할 영역이 남아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무엇을 더 경쟁 시키겠다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복지시설 6만 2,542개 중 민간 기관의 비중은 85.4%로 5만 3,437개소가 이미 민간 기관이라는 것.
강선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말대로 경쟁을 시킨다고 가정을 하자면 아동·노인·장애인분들께 더 좋은 돌봄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돈이 되지 않는 곳에 사업자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러 갈 이유가 없기에 시장화의 여러 문제 중 하나가 산간벽지와 농어촌 지역으로는 서비스 공급망이 전혀 확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산간벽지와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대상자들은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 자체를 박탈당하는 셈이다. 결국 이 발언은 사회 서비스에 대한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선우 의원의 참조인으로 나선 경북 울산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 김신애 씨는 농촌 지역 발달장애인 서비스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27살 발달장애인 딸을 둔 엄마입니다. 저는 농촌에 산 지 27년, 28년 정도 됐습니다. 현재 제 딸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기관이 없어 발달장애인 서비스는 받지 못하고 활동지원서비스만 받고 있습니다.”
“제 딸은 초·중·고 통합교육을 다 받고 학교를 다닐때는 외국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올만큼 문제없이 학교생활을 했는데요. 20살 이후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한채 사회참여가 없어 건강도 안 좋아지고 인지 기능도 많이 낮아졌습니다. 평생을 우리 딸을 위해서 살아온 제 입장에서는 너무 안타깝습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중복장애특별위원장이기도 한 김신애 씨는 “장애인 부모로서 장애인과 관련된 일을 오랫동안 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제야 농어촌 문제를 할 수 있어 슬프면서도 기뻤다. 농촌 지역에 있는 많은 장애인과 관련된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 주시고 서비스를 챙겨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강선우 의원은 “이 같은 현실이 부끄럽다.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의 경우 대표적인 발달장애인 지원 서비스고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올해 9월 말 기준 서비스 제공기관이 단 한 곳도 설치되지 않은 지자체가 19곳이다. 제공기관이 단 한 곳에 불과한 지자체도 74곳”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가 제공하는 사회 서비스의 현실이 지금 이러한 데 시장화, 경쟁화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시장에 맡기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사회서비스 고도화의 목적은 더 나은 서비스를 더 많은 분에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민간에서 제공되고 서비스로는 만족도도 낮고 또 처우 개선도 힘들기에 민간 공급자의 역량을 강화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같은 것은 전 국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마저 민간에게 미루고 그렇게 할 생각은 없다”면서 “농어촌 지역의 지원도 확대하고 제공기관 수가 늘어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 사회서비스 고도화가 정부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중심적인 역할을 계속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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