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 너무나도 힘든 발달장애인에게 동료지원가 일자리는 너무나 소중하고 생명과도 같습니다. 우리의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중증장애인의 취업 의지를 고취하고 경제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동료지원가 187명의 실직 위기에 동료지원가로 활동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들과 부모들이 국회 앞에 모여 동료지원가 사업 폐지 철회를 촉구했다.
피플퍼스트서울센터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5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 사업 폐지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2019년 시작된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 지원사업’은 비경제활동 또는 실업 상태에 있는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가 자조모임, 상담 등 동료지원 활동 제공을 통해 취업 의욕을 고취해 경제활동 상태로 전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을 통해 올해 187명의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가 매월 89만 원을 받으며 노동권을 보장받고 있지만, 이달 1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예산안에는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 지원 사업’의 예산이 전면 폐기됐고 187명의 동료지원가는 내년 실직 위기에 놓였다.
피플퍼스트성북센터 남태준 동료지원가는 “2년 넘게 동료지원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동료지원가 사업을 폐지하려고 한다. 너무나 화가 난다”며, “동료지원가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발달장애인에게 이 일자리는 너무나 소중할 일자리다. 동료지원가 사업을 보존해줄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고 일자리를 반드시 되찾겠다”고 외쳤다.
광진발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다영 동료지원가 또한 “동료지원가로 일하면서 너무나 좋고 즐거웠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더욱 확대해야 함에도 뺏으려고 하는 정부에 너무나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예산 전액 삭감의 이유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11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다양한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연례적인 집행이 부진하고 복지부의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 내 동료상담과 유사 중복하다며 사업 폐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피플퍼스트서울센터 송효정 활동가는 “이 사업은 동료지원가 1명이 1년 동안 20명의 참여자를 각 5회 이상 만나 상담 등을 진행하고 실적화 하는 구조”라며 “정부는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지급했던 돈을 다시 뺏어갔고 이러한 실적압박 속에 한 동료지원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고용노동부가 말하고 있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실적부진은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을 하지 못했기에 참여자들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동료상담가는 동료지원가와 전혀 다른 업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통해 우리의 일자리를 담당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에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고, 예산을 통째로 날려버린 기획재정부에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숫자로 우리를 없애지 말라고, 앞으로 이 예산을 논의할 국회에는 동료지원가 사업 보존하라고 이야기하고자 한다. 동료지원가 예산 전액 복구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중증장애인도 대한민국 국민이며 노동자다. 노동자를 보호해야할 고용노동부는 왜 앞장서서 중증장애인들의 일자리를 없애려고 하는가. 대한민국 중증장애인의 소중한 일자리를 빼앗으려 하는 이 현실이 너무 기가 막히고 분노스럽다”고 개탄했다.
이어 “우리의 분노가 국회와 정부에 닿았으면 좋겠다. 이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외침을 국회에 전달하자”며,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 사업을 다시 복구하기 위해 국회 안에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수정 부대표는 “동료지원가는 사업이라 말하지만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2017년 80일 넘게 장기농성을 통해 얻은 중증장애인 일자리 쟁취 투쟁의 결과이며 소중한 일자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중증발달장애인에게 일자리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관계의 형성이며 존재의 증명이다”며, “대한민국은 1년 수백조의 예산 중에 23억 원의 예산조차 뺏어가려는 것인가. 내년에도 이 사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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