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현역 사건 등 조현병 환자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한 상태에서 중범죄를 저지른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가진 당사자 단체에서는 조현병과 이런 폭력범죄와의 관련성을 부정하고 있으며, 대검찰청의 자료라면서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일반인구집단보다 훨씬 낮다는 통계를 주된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필자는 당사자 단체의 그런 자료가 얼마나 허술하고 반박 근거가 될 수 없는지를 무겁지만 담담한 마음으로 말하고자 한다. 필자의 가족도 조현병을 가진 정신장애인이다.
정신질환은 세부적으로 따지면 100가지가 넘는 질환(진단명)이 존재하며, 그중에서 극히 일부 질환을 제외하고는 폭력성과 관련성이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결론적으로 조현병은 폭력성과 분명히 관련이 있다.
현재 정신장애인으로 등록된 사람 중 대부분은 조현병이나 조현정동장애(조현병과 양극성 정동장애가 혼재된 상태)를 가지고 있으므로 조현병이 단순 의학적 질환 이슈에 그치지 않고 정신장애인 이슈와도 매우 밀접한 점도 주지해야 한다.
이 글을 쓴 목적은 조현병 환자에 대한 낙인찍기를 통한 혐오 조장이 아니라, 국내외 신뢰도 높은 통계연구자료들을 통해서 명확하게 확인되는 사실관계(fact)를 제대로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서 ‘거짓 내용’을 알리는 것보다는, 불편한 사실이라도 축소나 과장없이 사실 그대로 알리고 그 후에 적절한 해결방안을 사회가 고민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국내외 최근 수십 년간 논문들의 결론은 다 일치한다.
“조현병은 폭력성과 분명히 관련이 있다. 다만 적절한 치료를 잘 유지하고 있는 조현병 환자는 폭력성이 일반인구집단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없으며 오히려 더 낮다.”
1950년대 이전에는 조현병에 대한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것이 뇌의 질환인지도 몰랐다.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들의 망상과 환각 증상을 보이고 사회가 감당할 수가 없어서 감옥같은 곳에 평생 수용하거나 심지어 귀신 들린 사람이라거나 마녀라면서 처형하기도 하였다.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을 할 수 있을지언정 결과적으로 무지와 야만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그 이후 치료 효과가 있는 약물(1세대 약물)이 우연히 발견되었고, 1990년대 말에는 좀 더 나은 2세대 약물이 개발되었으며, 현재는 먹는 약물 외 한 달에서 석 달에 한 번 접종받는 장기지속형주사제(LAI: Long Acting Injection) 형태도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래에 이어지는 필자가 제작한 자료 슬라이드를 통해 대중들이 조현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하고 어떻게 하면 제 가족 포함한 조현병 가진 사람들이 잘 치료받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살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최근 안타까운 사건들로 인해 이슈화가 되었지만, 오히려 이것이 정신건강복지 개혁의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른 나라들이 이런 일들이 그런 개혁의 큰 계기가 되어서 발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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