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맛집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관심 있게 보다가 가족과 함께 방문하는 취미가 생겼다. 사는 곳이 파주인데 이런 루틴으로 꽤 많은 곳을 다니기도 했다.

물론 소문만 믿고 갔다가 접근성 때문에 관리자와 싸우고 관계기관에 민원을 넣기도 하는 수고를 하지만 그래도 즐거운 취미가 되었다.

무더운 여름이 지속되고 있다. 신문을 보다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지역 맛집 500곳을 소개하는 정보지를 발행했다는 귀중한 뉴스에 신속하게 정보를 다운받아 보았다.

홈페이지의 소개 창과 책 표지. ©중소기업중앙회홈페이지의 소개 창과 책 표지.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 홈페이지(https://www.kbiz.or.kr)에는 이런 소개 글이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범 중소기업계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민생활력 온도 플러스 5℃ 캠페인의 일환으로 중소기업 CEO들이 추천한 지역별 단골식당을 모은 '중소기업 CEO 단골 맛집' 책자를 발간하였습니다.

책자에는 전국 CEO들의 단골 숨은 맛집 500여 개의 상호명, 연락처, 주소, 추천인, 한 줄 평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전국 각 지역에 숨어있는 맛집 소개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이 살아나 활력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맛집을 소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좋은 취지에 공감하는 이런 취지라면 당연히 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나처럼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은 자유로이 갈 수는 있을까 하는 위구심이 생겼다.

입구에 계단이나 턱은 있는지, 경사로는 있는지, 출입구의 폭은 넉넉한지. 내부에는 테이블이 있는지, 장애인주차장은 있을까? 장애인 화장실이 식당에는 없다면 주변에는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장애인 당사자이니까

최근에 안산의 다문화 거리를 가서 식사를 하려는데 접근성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시장을 세 바퀴나 돌다가 겨우 식사를 한 경험이 생각이 났다.

맛집이라는 곳은 접근성이 떨어져도 이해해야 하는 세상은 아닌 듯하다. 물론 100% 모두 접근성이 완비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고 선택은 소비자가 하는 것인데 그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은 선택권을 제한받는 것이다.

물론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지도 등에서 일일이 검색하여 알아보는 방법도 있겠으나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분들은 ‘알아서 가세요’라는 저의를 가지고 책자를 발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기관의 장애 감수성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를 하여 긴장을 고조하려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이 갈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개의 글처럼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이 살아나기를 희망했다면 더욱이 그러하다.

곧이어 접근성에 대한 정보가 추가된 버전 2의 책자가 조만간 나오기를 희망하고, 다음에 유사한 기획을 한다면 접근성에 대한 정보를 꼭 추가하기를 바란다. 장애인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싶다

아무리 맛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맛집은 그림의 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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