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6일 오후 1시 경기도 북부청사 앞에서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주거유지 지원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전국장애인부모연대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6일 오후 1시 경기도 북부청사 앞에서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주거유지 지원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전국장애인부모연대

“지난해 8월 시한부 통보를 받았습니다. 제가 떠나면 발달장애가 있는 우리 두 아이가 무방비로 방치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무서웠습니다. 제발 아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16일 오후 1시 경기도 북부청사 앞. 자신이 세상을 떠나기 전 자녀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어머니의 호소에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이 눈물을 터뜨렸다.

경기도 의왕시에서 발달장애인 자녀 2명과 함께 살아온 어머니 김미화 씨는 유방암 치료를 받던 중, 지난해 8월 암이 간에 전이됐다는 진단을 들었다. 현재는 암이 다발성 간 전이, 다발성 뼈 전이, 림프절 전이 등 온몸으로 전이돼, 암 투병을 하고 있다.

항암치료 중인 현재, 첫째 자녀는 야간에는 쉼터를 이용하고 주간에는 주간활동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쉼터가 1월 말로 종료되고, 둘째 자녀는 3월까지 활동지원서비스 추가지원을 받아 자택 내에서 생활하고 있으나 이 또한 한시적인 지원일뿐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인수위를 통해 발달장애인 가족의 돌봄부담 경감,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강화, 일자리‧주거지원 확대 등을 핵심으로 한 ‘발달장애인 동행돌봄 체계’를 발표했다.

또 당선인 시절 경기도에서 발생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참사 분향소를 찾아 “발달장애인 가족의 극단적 선택 등 비극적인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 경기도가 같이 한다는 것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경기도 안산에서 발생했던 두 명의 발달장애 자녀를 둔 아버지의 자살 이후 두 명의 발달장애인 자녀들은 활동지원서비스 추가지원 외 가장 중요한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삶을 지원하는 주거지원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달라진 것 없이 방치됐다는 지적이다.

16일 오후 1시 경기도 북부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당사자 김미화 씨.ⓒ전국장애인부모연대16일 오후 1시 경기도 북부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당사자 김미화 씨.ⓒ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미화 씨는 “암이 전이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것이 아니라 내가 떠나고 아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방법을 찾기 위해 의왕시청을 찾아갔다. 관련 기관을 찾아다니고 공부도 해가면서 의왕시청에 끊임없이 들이댔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지원주택이나 돌봄지원서서비스를 통한 자립을 요청할 때마다 답변은 절망적이었다. 경기도 자립지원과는 계획은 있지만 언제 실행할지 모른다, 의왕시청 담당부서는 6개월 정도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면서 시행되더라도 내가 살아있는 기간에 실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며 눈물 흘렸다.

마지막으로 “21년에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 내가 죽고 나면 누가 이 아이들을 돌보겠는가. 아이들을 이대로 두고 떠날 수 없다. 아이들이 익숙한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종료 후 김미화 씨와 부모연대 등 대표단은 경기도 장애인자립지원과장 면담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면담 요청서를 전달하고 ▲김미화 씨와 자녀 사례에 대한 위기 지원 전담체계 구축 ▲장애인지원주택 및 돌봄주거서비스 등 주거지원 대책 마련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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