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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장애인고용, 인권 관점으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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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5-23 09:35 조회6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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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욕구·필요에 따른 직업교육일 관련 합리적 조정 등 필요

 

에이블뉴스기사작성일 : 2022-05-20 09:56:29

 

‘장애인 고용과 CSV’ 세션에 참석한 최태원 SK회장이 3년 전 5월 28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한 첫 사회적 가치 민간 축제인 ‘소셜밸류 커넥트 2019(SOVAC)’에서 입장을 말하는 모습(왼쪽에서 두 번째) ⓒ에이블뉴스 DB

 ▲ 장애인 고용과 CSV’ 세션에 참석한 최태원 SK회장이 3년 전 5월 28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한 첫 사회적 가치 민간 축제인 소셜밸류 커넥트 2019(SOVAC)’에서 입장을 말하는 모습(왼쪽에서 두 번째에이블뉴스 DB 

 

얼마 전 대기업이 장애인에게 적합한 업무를 찾기가 힘들어장애인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그 이유로 장애인에게 적합직무가 부족하거나 이를 찾지 못했다는 것적합 업무능력 보유한 장애인을 찾기 어려웠다는 거다. 

 

또한기업이 봤을 땐 장애인 채용은 정부 정책 수용을 위한 기업 책임이지만 한편으론 경제적 비효율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는 거다장애인을 채용하면서 역할을 해주면 좋겠는데그게 달성 안 되면 불편했다는 한 기업 인사채용 실무자의 이야기도 소개됐다.

 

적합 업무능력을 보유한 장애인 인력을 찾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선 공단의 대기업에 대한 인력공급이 단순 직무 위주의 단시간 맞춤식 훈련을 거친 장애인력 모집과 선발에 의존한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읽다가 인지능력이 떨어지면비장애인과 동일한 일반사무직 업무를 할 수 없다며 조금 쉽고 반복적인 업무를 하는 일자리로 채용됐다는 한 제조업 관련 대기업 인사담당자의 사례를 보게 됐는데이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보게 됐다인지능력이 떨어지면 진짜 쉽고 반복적인 업무에 꼭 종사해야 하나단순노무직에 종사해야 하나?

 

미국의 한 대기업인 Apple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 전 CEO에겐 학습장애의 일종인 난독증(Dyslexia)이 있다난독증이란 듣고 말할 때 어려움이 없으나문자 판독을 어려워하는 것을 말하는데지능이 낮지는 않다는 점에선 지적장애와 차이를 보인다.

 

어쨌든 난독증이 있고위의 생각대로라면 스티브 잡스는 조금은 처리가 쉽고 약간은 단순한 일을 해야 하는 게 맞다한국 대기업에 입사면접을 보러 왔다면암묵적으로 장애를 이유로 채용탈락을 당하는 사람이 됐을 거다하지만그는 자신의 강점인 상상력을 잘 살려 Apple을 굴지의 대기업으로 이끌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독일에 본부를 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대기업인 SAP의 경우자폐성 장애인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시험하는 것과 자료 분석 시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통해 세세한 부분까지 파고들면서 회사에 혁신을 이룬 사례가 뉴스에 나오고 있다. SAP은 앞으로도 자폐성 장애인을 더 많이 고용하겠다고 했다이렇게 이 회사는 자폐성 장애인의 장애보단 강점을 제대로 간파해 회사 발전이라는 과실을 맛보고 있다.

 

 

자폐성 장애인고용을 통해 회사 발전을 꾀하고 있는 글로벌 대기업 SAP의 캐나다 사이트. ⓒSAP Canada 사이트 캡처 

▲ 자폐성 장애인고용을 통해 회사 발전을 꾀하고 있는 글로벌 대기업 SAP의 캐나다 사이트SAP Canada 사이트 캡처

 

 

만약 인지능력이 떨어지더라도누군가 대화하고 협상할 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대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면회사 차원의 발전을 위해 그 사람을 주요 업무에 써도 되지 않을까?

 

결국인지능력이 떨어진다 해서 단순하고 반복적인 단순노무직에 종사해야 한다는 것은 편견임을 알 수 있다장애인은 인지능력이 낮아서 일을 잘하지 못할 것이란 것도 편견인 것이다장애인에게 적합업무란 어찌 보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 볼 수 있는 거다이는 장애를 인권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닌 의료적 중심 사고관에 기초한 거다.

 

일반직무 수행능력 있어도민간기업의 높은 업무강도 피해 회사를 그만두거나 공공기관이나 정부부처로 이동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에선장애인의 근속 유지가 어려움을 짐작하게 해준다실제로 고용주들은 장애인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차분한 분위기 조성쉬운 업무 지침 자료 등의 합리적 조정 제공을 권리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그러니 장애인의 대기업 근속 유지가 어려운 거다.

 

대기업에 대한 인력공급이 단순 직무 위주의 단시간 맞춤식 훈련을 거친 장애인력 모집이란 대기업의 토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이렇게 된 데는 장애인고용공단 산하 직업능력개발원의 훈련업종 등에도 문제가 있다지적·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개인의 욕구필요강점에 상관없이 훈련업종이 사무행정 지원서비스산업제조기술 등에 한정되어 있고약간은 천편일률적인 훈련이 진행되는 실정이다.

 

한편통합교육 및 통합직업교육은 장애 학생에게 합리적 조정을 제공하니직업능력 제고와 직업에 대한 자신감 향상은 물론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평등 증진을 통해 장애인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을 높여주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초대학교 때 정당한 편의 제공 및 이를 통한 통합교육·직업교육 체계가 미비하니 장애인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건 이미 수없이 언급했으니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지적·자폐성 장애인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가는 전공과 훈련업종에도 대개는 바리스타제조업 등의 단순노무직에 중점을 두지장애인의 욕구와 필요에 따라 훈련하는 건 아니다.

 

설령 지적·자폐성 장애인 등을 포함한 장애인이 대학을 가더라도대학에 있는 장애학생은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방안에서 빠져 있다이 방안과 관련한 실행대책은 대학진학정보 제작 가이드북에 그치며 진로설정 및 취업 지원은 중3, 고등학생과 전공과 학생에 대해서만 나와 있기 때문이다대학에 있는 장애학생은 제대로 된 진로설정 및 취업 지원을 받지 못하는 거다.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방안’에서 장애 학생 원스톱 취업 지원 연계 시스템 구축 체계도(안). ⓒ교육부 

▲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방안에서 장애 학생 원스톱 취업 지원 연계 시스템 구축 체계도(). 교육부

 

 

결국은 학교 직업교육을 받을 시 장애인의 강점욕구필요에 기반한 자기결정권과 선택권에 따른 통합직업교육과 실질적인 통합교육의 부재이런 직업교육을 위한 합리적 조정의 미제공 등으로 인해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의 일자리는 단순노무직이 대부분이고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현실에 직면하는 거기도 하다여기에 장애인은 일을 잘하지 못한다는 장애의 의료적 사고관에 기초한 편견까지 더해져서 말이다.

 

그러기에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장애에 대한 의료적 패러다임이 바뀌고 이것이 대기업 고용주 등의 윗선에게도 영향을 미쳐야 한다또한장애인이 일을 잘하기 위한 합리적 조정(정당한 편의제공을 권리로 인식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제공하는 대기업의 태도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장애인이 일을 잘하는 장애인이 될 수 있도록 학창시절 때부터 천편일률적 직업교육이 아닌 장애인의 욕구와 필요강점에 기반해 자기결정권과 선택권이 보장되는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 조정 제공 등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다만 능력주의로 치우치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는 있겠다.

 

그렇게 된다면대기업에 채용되는 장애인이란 단순 직무 위주의 단시간 맞춤식 훈련을 거친 장애인력 모집이란 대기업 푸념이 많이 줄어들고 장애인 일자리는 단순노무직이란 고정관념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이런 상태에서의 장애인 기업 채용은 기업의 실질적 이익에 도움이 됨은 물론이미지 제고라는 부수효과까지 얻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2018년 기업체장애인고용실태조사에서 기업이 장애인고용을 직접 선호하는 비율 36.9%라는 결과를 통해 기업이 장애인 채용을 꺼림을 입증한 이런 현실을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경지에 이르게 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 장애인고용이제부터라도 인권 관점으로 거듭나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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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원무 (wmlee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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