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무인점포, 시각장애인 쇼핑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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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12-08 13:03 조회75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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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12-07 17:18:53
▲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무인 편의점. ⓒ조현대
10년 전, 필자는 가산 디지털 단지에 있는 아울렛 매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활동지원사와 함께 남성복 판매장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무인 의류매장에 들어가게 됐다.
매장에는 점원이 없고 옷만 잔뜩 걸려 있었다. 거기다 손님도 없어 만약 활동지원사가 없었다면 필자는 바보처럼 하염없이 점원을 기다렸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만 해도 무인점포는 생소했다.
이제 무인 매장은 흔한 것이 됐다. 무인 편의점,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 매장, 무인 카페, 키오스크로만 주문을 받는 프랜차이즈 가게 등 각종 무인 매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에도 과자, 아이스크림을 파는 무인 매장이 있다. 지난 주말, 필자는 활동지원사에게 무인매장을 혼자서도 이용하는 방법을 안내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활동지원사 도움 없이 홀로 무인 매장을 이용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물건을 고르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필자가 원하는 과자를 찾으려 해도 어디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어찌어찌 원하는 제품을 찾아 활동 지원사의 코치에 따라 순서대로 결제를 진행했으나 바코드가 두 번 찍혔다. 과자 한 봉지 사는 데 두 배 값을 치를 뻔한 것이다.
매장 안에 시각장애인 등 정보 취약계층을 위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품목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점자 안내 문구도 없었고, 바코드 결제 시스템엔 음성 지원 기능이 없었다. 시각장애인 혼자서는 쇼핑이 쉽지 않아 보였다.
이처럼 시각장애인들은 키오스크 매장, 무인 민원서류 발급기 등을 비롯한 일상 속 무인 시스템 이용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렇다 보니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 동행 없이 할 수 없는 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 음성 안내 기능이 없는 결제 단말기. ⓒ조현대
배리어프리(barrier free)는 등 정보 소외 계층의 사회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인 장애물이나 심리적인 장벽을 없애자는 운동이다.
무인 매장에 배리어 프리를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으로 시각 장애인 고객을 위해 품목에 점자 등을 통해 가격 및 제품 정보를 제공하고, 결제 단말기에 음성안내 시스템을 탑재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시각장애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는 반드시 사회적 약자를 고려해야 한다. 장애인 당사자는 무인 매장 이용 시 겪는 불편사항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건의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복지관 및 자립센터 종사자와 장애인 정치인들은 장애인이 소외당하지 않고 쇼핑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입법화해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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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조현대 (hyun8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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