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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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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7-06 11:51 조회7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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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그것이 알고 싶다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연출 박신우, 극본 조용)의 기획의도에는 ‘돈도 없고, 부모도 없고, 희망조차 없는 정신병동 보호사! 그에게 있는 거라곤 자폐 스펙트럼인 형 하나. 그저 한 달 월급으로 형과 배불리 먹고 두 다리 뻗고 잘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남자 앞에 동화 속 마녀와 같은 이상한 여자 하나가 불쑥 등장한다.’

 

드라마는 정신병동 보호사 문강태(김수현 분)와 마녀 같은 동화 작가 고문영(서예지 분)의 만남으로 시작되는데, 문강태에게는 그가 돌보아야 할 자폐 스펙트럼(ASD)의 형 문상태(오정세 분)가 있다. 

 

어린 시절 머리 좋고 똑똑한 문강태는 성진시에서 그보다 일곱 살 많은 형 문상태가 자폐이긴 해도 나름대로 어머니와 함께 단란하게 살았다. 어느 해 봄 어머니가 죽었다. 어머니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는데 범인은 미궁에 빠졌으나 형은 나비라고 했다. 그날 이후 형은 봄이 되고 나비가 엮이면 방황했다. 문강태는 그런 형을 데리고 수도 없이 이사를 다녔다

 

어머니가 죽은 후 범인이 오리무중일 때 문강태는 형은 장애인시설로 보내고 동생은 보육원으로 보낸다는 경찰과 사회복지사의 이야기를 엿듣고 형의 손을 잡아끌고 집을 나온다. 그리고 긴 여행이 시작되었는데 돈도 없고 가진 것도 없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정신병동 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문강태가 그가 일하는 정신병원에서 환자에게 살해 위협을 당하는 고문영을 구해준다. 고문영은 형 문상태가 좋아하는 작가였다. 문강태는 형을 위해 고문영의 사인을 받는데 그 사인지에는 고문영의 출판기념회에 초대한다는 글이 적혀 있다.

 

문강태는 형과 함께 고문영 출판기념회에 간다. 형을 출판기념회에 놔두고 꼼짝하지 말라며 다른 곳으로 전화를 하러 간 사이. 어떤 아이가 공룡 옷을 입고 있어 “와 공룡이다!” 형 문상태는 공룡을 만지려고 그 아이에게 다가간다. 

 

아이아빠가 이 모습을 보고는 “우리 애에게서 떨어져!”라고 소리치며 문상태의 머리채를 잡고 밀쳐낸다. 아이아빠에게 머리채를 잡힌 문상태는 아우성을 지르며 발작한다. 문상태는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두드리며 펄쩍펄쩍 뛰면서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을 지른다.  어디선가 전화를 하고 있던 문강태가 형의 비명소리를 듣고는 달려 나온다. 

 

문강태가 형의 상태를 보고는 자신의 점퍼를 벗어서 형의 머리위에 덮어씌우며 “괜찮아, 괜찮아” 형을 안아주며 달랜다. 한참 만에 형이 겨우 진정되자 문강태는 아이 아빠에게 한소리 하려는 듯 돌아선다.

 

그때 저 멀리 계단 위에서 처음부터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고문영이 “줄까 말까, 줄까 말까”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다가 천천히 계단을 내려온다. 

 

고문영은 천천히 아이아빠에게 다가간다.

 

고문영 : “사과하지, 해, 사과.”

 

아이아빠 : “내가 왜 저 자식에게 사과를 해!”

 

고문영 : “나한테, 아저씨 때문에 내 사인회가 엉망이 됐잖아.”

 

아이아빠 : “그게 왜 나 때문이야 이자식이…….”

 

아이아빠의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문영은 아이아빠의 뒷머리 채를 잡아당긴다. 고문영에게 머리채를 잡힌 아이아빠는 비명을 지른다.

 

고문영 : “와, 계속 소리 지르네.” 

 

아이엄마 : “그러면 저 미친놈이 애한테 해코지를 하는데 그럼 가만 보고 있어야 해요!”

 

고문영 : “정신과의사세요? 미친 거를 어찌 아세요?”

 

아이엄마 : “그거야 말을 주저리주저리 이상하게 하니까.”

 

고문영 : “미친년.”

 

아이엄마 : “뭐라고요?” 

 

고문영 : “말을 주저리주저리 이상하게 하기에 미친년인 줄 알았지.”

 

아이엄마 : “들었죠? 들었지! 찍어요! 찍어!”

 

고문영 사인회에 왔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휴대폰으로 찍고 있었는데 아이엄마는 그 사람들을 둘러보며 잘 찍으라고 독려한다.

 

그 상황에서 어느 누가 감히 아이아빠의 머리채를 잡아 젖히겠는가. 문강태라면 오히려 아이아빠에게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리지 않았을까. 

 

세상에 무서울 게 없고 물불 안 가리는 고문영이니까 그나마 문상태에 대한 복수를 통쾌하게 해줄 수 있어서 고문영에게 박수를 보낸다.

 

어디에선가 고문영이 문강태에게 “형은 머리채에 왜 그렇게 민감하지? 혹시 성감대야?” 묻는 장면이 있었다. 아마도 형 문상태는 머리채에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다.  

 

다음날 이 장면은 고스란히 보도된다. 고문영은 인기 작가다. 아동문학 출판사 ‘상상이상’ 이상인(김주헌 분)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뉴스를 보면서 어쩔 줄 몰라 난감해 한다.

 

팬에게 폭언, 폭행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보도기자는 아이아빠와 아이엄마를 인터뷰 했다.

 

아이아빠 피해자 A 씨 : “다짜고짜 자기한테 사과하라면서 내 머리채를 잡아챘다니까요. 가뜩이나 탈모인데…….” 

 

아이엄마 피해자 B 씨 : “미친X…… 이러면서 웃는데 얼마나 소름이 돋던지, 그날 밤 이후로 밤마다 가위에 눌려서…….”

 

기자는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폭언과 폭행 동영상이 SNS에 확산되고 있어 수많은 팬들에게 실망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며 고문영에 대해서 악랄하게 보도한다. 

 

이상인 대표 : “자자 모두 정신 차리고, 저 두 분을 찾아가서 꿀물 좀 넣어드리고 위로를 해야 할 것 같아.”

 

고문영이 팬에게 폭언, 폭행했다는 보도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는 고문영의 과거 엽기적 행적들도 함께 퍼지며 수습이 어려워진다. 더구나 시민단체에서는 새로 나온 동화책의 삽화가 너무 잔인하다면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다.

 

‘사이코라도 괜찮아’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나중에 고문영과 문강태의 로맨스가 어떻게 이루질 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작부터 몇 가지 의문이 든다.  

 

 첫째, 고문영이 팬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보도를 하면서 고문영이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그전에 아이아빠가 문상태에게 했던 짓은 왜 보도를 안 하는 걸까. 고문영이 아이아빠의 머리채를 잡았다면 왜 그렇게 했는지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 결과가 있으면 원인이 있기 마련이니까. 

 

사람들은 고문영에 대한 비난과 성토가 빗발쳤다. 더구나 ‘고문영 물러가라’ ‘고문영 OUT’이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 대해서 발달장애인부모회에서는 왜 나서서 고문영을 편들어 주지 않는가 말이다. 

 

문상태가 공룡을 만지려다가 머리채를 잡히는 장면은 장애인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설정 같아서 반갑고 고마웠다. 그러나 발달장애인이 등장하는데 발달장애인부모회가 없다는 것은 심히 유감이다.

 

아이아빠의 머리채를 잡는 고문영을 보면서 영화 ‘말아톤’이 생각났다. ‘말아톤’에서 얼룩말 무늬에 꽂힌 초원이가 지하철에서 얼룩말 무늬 치마를 입은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려다가 여자의 남자친구에게 심하게 얻어맞는다. 그때 초원이 엄마가 “우리 아이에게는 장애가 있어요.”라고 외쳤다.

 

둘째, 문강태는 정신병원의 보호사다. 정신병동 보호사는 정신병원에서 의료진을 도와서 환자를 돌보는 일을 한다. 그러나 보호사는 의사도 아니고 간호사도 아니고 간호조무사도 아니다. 그렇다고 사회복지사도 아니고 요양보호사도 아니지만 대부분이 남자다.       

 

특히 정신병원에서 알코올중독 환자들이 중독에서 해독되는 과정은 상상하기 힘든 정도의 고통과 어려움이 따르는데 이런 금단증상은 환자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트릴 수 있기에 대부분이 여성인 간호조무사나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기 힘들어 보호사들의 도움을 받는 등 보호사들이 하는 일은 다양하다.

 

‘사이코라도 괜찮아’에서도 어떤 환자가 고문영을 죽이려고 칼을 들고 설칠 때 문강태 보호사가 맨손으로 칼을 잡아 손을 다치기도 한다.

 

이처럼 정신병원 보호사는 하는 일이 다양하고 위험하기도 하지만 현재의 보호사들은 이렇다 할 교육도 없고 자격증도 없는 무자격자이다. 큰 병원에서는 자체 프로그램으로 나름대로 보호사 교육을 한다지만 군소병원에서는 아무른 자격도 없고 준비도 없이 바로 투입된다고 하니 어쩌면 위험천만한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사회복지사 관련학과는 웬만한 대학이나 전문대학에는 다 있고 사이버 대학도 많다. 따라서 사회복지사 관련 학과를 정신과 보호사로 돌려서 자격제도를 마련하면 어떨까 싶다. 사회나 시대가 정신병동 보호사를 필요로 하므로. 아니면 간호조무사에게 정신과 교육을 따로 해서 전문 보호사를 양성하든가 뭔가 대책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셋째, 드라마에서 출판사 이상인 대표는 잘나가는 동화작가 고문영 때문에 돈을 번 사람이다. 그러나 고문영이 인기 있는 작가라 돈은 잘 벌지만 고문영의 성격이 워낙 괴팍하고 마녀 같아서 그 치다꺼리를 하느라고 골치가 아프다. 그래서 이상인 대표는 걸핏하면 꿀물박스로 무마하려고 한다.

 

이상인이 내미는 꿀물박스란 음료수 통에 신사임당이 그려진 50,000원짜리 지폐가 들어 있다. 음료수 박스를 오만원권으로 채우려면 그 돈은 과연 얼마나 될까. 3천 아니면 5천? 궁금해서 찾아보니 몇 해 전 뇌물 관련으로 몇몇 언론사에서 비타500 박스에 실제로 오만원권을 담아 보는 실험을 했는데, 3천만 원을 담아 보니 절반도 안 찼다고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만원 지폐의 규격은 가로, 세로 길이가 15.4cm x 6.8cm이인데, 100장을 묶은 5백만 원은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5.4cm x 6.8cm x 1.1cm라고 한다. 비타500 박스 속은 가로 22.2cm x 세로 9cm x 높이 14cm 인데, 5만원권으로 비타500 박스를 채웠을 경우 8천만 원 상당의 금액이 들어갈 수 있고 꾹꾹 눌러 담을 경우 1억2천까지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이상인 대표는 고문영으로 인해 얼마나 돈을 많이 벌기에 문강태가 손을 다쳤을 때도 그랬고, 고문영이 밀친 비평가에게는 꿀물을 두 박스나 안겼다. 최소한 꿀물 한 박스는 3천만 원 이상일 텐데 출판사가 그렇게 뇌물을 줄 만큼 돈을 잘 번다는 것일까.

 

넷째, ‘사이코라도 괜찮아’는 이제 시작이라 어떻게 흘러갈지는 잘 모른다. 그런데 문강태의 엄마가 시체로 발견된 후 경찰과 사회복지사가 “큰 애는 장애인 시설로 보내고 작은 애는 보육원으로 보낸다.”는 얘기를 듣고 문강태는 형의 손을 잡고 아무도 몰래 성진시를 떠났다. 

 

미국 등 사회복지 선진국에서는 미성년자가 혼자 사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미성년자라면 보호시설이나 성인 누군가에게 입양되어야 한다. 따라서 ‘소년소녀가장’이라는 용어는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한다. 

 

당시 문강태는 어린아이이고 자폐아 형을 돌보고 있는 미성년자인데, ‘소년소녀가장’도 아닌 것 같다. 사회복지사 몰래 달아났으므로. 그렇다면 문강태는 형을 데리고 성진시를 떠나 그동안 어디서 어떻게 살았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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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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