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손해 보면 어때' 코로나19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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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7-23 14:41 조회83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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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손해 보면 어때' 코로나19 키웠다
취약계층 기본권 통제 방식, “반복된 일상 재난”국회 연구단체 ‘약자의 눈’ 창립…행복권 실현 연구
“코로나19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응급, 비상 속에서 ‘장애인 등 일부가 손해 보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냐.’라는 것입니다…최대다수의 최대행복에 의한 정책이 아닌,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하는 원칙을 갖고, 코로나19 정책을 짜야 합니다.”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동석 교수는 20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약자의 눈 창립세미나’에서 이 같은 ‘코로나19와 장애인 지원서비스’를 발표했다.
이날 창립한 여, 야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연구단체 ‘약자의 눈’은 노인, 장애인 등의 행복권 실현을 위한 각종 연구를 통해 사람 중심 포용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결정됐다.
‘약자의 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연구책임의원은 같은 당 강득구, 최혜영 의원이 각각 맡았다. 또한 미래통합당 김예지 의원 등이 정회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약자의 눈’의 연구계획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사회적 고통에 대한 진상 조사 ▲사회적 약자 우선의 안전망 구축을 위한 나라별 비교연구 ▲노인, 장애인, 어린이 등의 행복권 실현을 위한 제도, 정책 개발 등이다.
이날 세미나는 ‘코로나19 위기의 시대 정치가 시작되어야 할 자리는? 장애인과 노인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발제를 각각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동석 교수는 코로나19로 장애인 당사자들이 경험한 어려움과 지원서비스 문제점을 짚은 후, 이에 따른 대책을 제언했다.
먼저 보건복지부가 6월 11일자로 집계한 코로나19 장애인 확진자는 총 36명이며, 이중 거주시설 31명(입소자 19명, 종사자 12명), 활동지원 확진자 17명(사망 2명, 치료중 3명, 완치 12명) 등이다.
이 교수는 “아쉬운 부분은 거주시설,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는 분들만 통계에 잡혔다는 점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병원에서 투석을 못 받아 사망한 신장장애인이 총 15명”이라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사망하신 분들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장애인들의 현실은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청도 대남병원 정신장애인 확진자들은 갇혀진채 “살려달라” 외쳤고, 자가격리로 투석을 받지 못해 노폐물이 쌓인 신장장애인 14명이 사망했고, 열나고 기침이 있어도 정보 제공이 부족한 공포에 떨어야만 했던 청각장애인, 생쌀과 배추로 구성된 긴급 보급품으로 2주간 버텨야만 했던 중증장애인까지. 그들에게 코로나19는 지옥이었던 셈.
이 교수는 “이런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은 처음이 아니었다. 사스 바이러스에서는 재난 취약계층 인식조차 없었고, 메르스 사태에서도 정부는 장애인 지원대책으로 마스크와 소독약을 지급했을 뿐이다. 국가배상을 얘기하고, 계속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하는 도중에 코로나가 터진 것”이라면서 “새로운 재난 경험이 아닌, 계속 반복됐던 문제”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대책에서의 장애인 배제 문제로 ▲정보접근권 보장 부족(청각장애인, 시각장애인, 발달장애인) ▲의료기관, 자가격리 임시생활시설, 마스크 판매 약국 등에 대한 접근권 보장 부족 ▲강제 코호트 격리에 따른 사회적 고립 ▲시장에만 맡겨진 마스크 등 방역물품 구매 ▲장애를 고려한 감염병 기본계획 및 표준 매뉴얼 제작 미비 등을 꼽았다.
이 교수는 “일본 크루즈에서 모두 격리됐을 때 우리나라는 엄청나게 비난했지만, 정작 우리나라 장애인들을 가두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비난하지 않았다”라면서 “크루즈에 탄 부자들은 ‘내려서 치료해줘야 한다’라고 했지만, ‘장애인들은 어쩔 수 없잖아’라는 이중잣대를 들이댔다. 윤리 측면에서 맞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응급, 비상이라는 레토릭에 숨은 약자에 대한 인권침해 ▲기존 지원서비스 모순의 분출(집단 거주 및 장기입원에 따른 예견된 감염 위험도 증가, 프라이버시가 존중되지 않는 지원 방식) 등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대구에 있는 모 구청에 연구 때문에 방문했는데, 방역문제로 문 3개 중 경사로가 없는 가운데 문만 개방해놨다. 안 갈수도 없어서 결국 기어갔어야 했다”면서 “장애인 등 계단 이용이 어려운 사람들은 코로나 상황 속에서는 활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고가 반영된 결과다. ‘장애인 등 일부가 손해 보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냐’는 예전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교수는 코로나19 시대 장애인 지원서비스 원칙을 ‘누구의 기본권도 훼손되지 않고’, ‘보호 분리 정책에서 지역사회 삶 지원 정책으로’ 등으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감염병 대책에서의 장애통합을 위한 과제로 ▲코로나19 관련 대책과 활동에 장애인 및 장애인단체 포함 ▲위기관리 대응 정책에 대한 인권 기반 모니터링 강화 ▲손상의 유형별로 의사소통 가능한 방법에 따른 정보제공 ▲마스크, 손 소독제 등 방역물품 분배 ▲지원인력에 대한 지원강화 ▲자가격리자 지원 ▲코호트격리가 아닌, 집단화 시설 폐쇄 또는 축소 ▲접근 가능하고, 포괄적이며, 위생적인 의료서비스와 시설 제공 등을 제언했다.
이 교수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아닌, 최대 눈물을 흘리는 분들을 닦아줘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장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는 정부에 의한 마스크, 방역물품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 만약 시장방식을 고수해야 할 경우 장애인과 고령층에 한정한 가게 개방시간을 운영하거나, 우선 제공 서비스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개인별 생활지원이 되지 않는 집단생활 방식은 집단감염의 위험성, 적절한 예방과 지원의 폐쇄성, 취약성을 가진다. 대규모 시설들을 조속히 없애고, 소규모화하고, 거주 유형의 다양화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면서 “복지관에서도 개인 책상 등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지원방식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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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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