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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기막힌…실제상황 ‘눈먼 사랑’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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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2-10 09:39 조회6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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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기막힌…실제상황 ‘눈먼 사랑’ 유감

 

시각장애인의 사랑 아니라 시각장애 빙자한 사기꾼 이야기

우리나라의 추정 장애인구는 267만 명 정도로 장애인구 출현율은 5.4% 정도이며 인구 1만 명 중 539명이 장애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발생 원인은 각종 사고나 질환 등 후천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비율이 88.1%였다. 

 

이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7년 자료인데, 참고로 현재(2018년 말) 장애인 등록인구는 258만 5876명이다. 

 

그런데도 장애인과 별 관련이 없는 비장애인들은 대부분의 장애인이 선천성인 것으로 알고 있어 지금도 결혼 등에서는 유전을 의심해서 망설이기도 한다. 그러나 장애인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장애인의 88% 정도가 후천적인 장애인으로 알고 있다. 장애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텔레비전에서는 많은 드라마를 방영한다. 드라마는 실제사건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픽션이다. 그런데 MBN에서 2014년 4월 20일부터 방영하는 ‘기막힌 이야기 – 실제상황’은 드라마가 아니라 실제상황을 각색한 논픽션이다. 

 

‘기막힌 이야기 – 실제상황’은 이 시대의 사건 사고 뒤에 숨겨진 리얼 인생 드라마. 감탄과 탄식, 경악을 자아내는 생생한 실제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며칠 전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는데 흰지팡이를 짚은 사람이 나와서 챙겨 보았다. MBN의 ‘기막힌 이야기 – 실제상황’이었는데 필자가 본 내용은 ‘눈먼 사랑’이라는 소제목이 붙은 논픽션 드라마였다.

 

박민준(29세)은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인데, 강주희(28세)와 연인 사이였다. 강주희의 동료들은 강주희가 대기업에 다니는 박민준의 연인이라는 사실에 모두가 강주희를 부러워했다.  

 

강주희는 박민준과 데이트 중에 박민준의 어머니를 만났다. 박민준은 당황했다.

 

박민준 어머니 : “네가 웬일이니, 이 시간에 양복을 다 입고, 이 아가씨는 누구니?”

 

박민준 : “엄마 내가 나중에 정식으로 소개 시키려고 했어요.” 

 

강주희는 왠지 박민준이 찜찜해서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강주희는 같은 회사 동료 안병국(32세)을 좋아했던 것이다. 박민준은 강주희의 배신에 치를 떨었다. 박민준은 강주희를 미행하면서 여행을 제안했다.

 

강주희는 박민준과의 이별을 예정하며 바닷가로 여행을 떠났다. 강주희는 이별 여행이었지만 박민준은 이번 여행을 계기로  강주희와 다시 잘해 보려고 했다.

 

강주희 : “이미 짐작했겠지만, 우리 그만 헤어지자.”

 

박민준 : “잠깐만 얘기해.”

 

강주희 : “난 더 이상 할 이야기 없어”

 

강주희가 박민준을 떠나려 하자 박민준은 강주희에게 매달렸다.

 

강주희 : “진짜 왜 이래!”

 

강주희는 매몰차게 박민준을 뿌리쳤다. 강주희에게 매달리던 박민준은 강주희가 뿌리치는 손에 얼굴을 맞고 쓰러졌다. 그런데 박민준은 강주희의 손에 눈을 맞았다고 했다.

 

강주희 : “구질구질하게 왜 그래, 이제 연락하지 마.”

 

강주희는 쓰러진 박민준을 두고 바닷가를 떠났다.

 

그리고 한 달 후.

 

박민준의 어머니가 다급한 모습으로 강주희를 회사 앞으로 찾아왔다.

 

박민준 어머니 : “주희 씨 우리 민준이 좀 만나줘요!”

 

강주희 : “네?” 

 

박민준 어머니 : “아가씨랑 헤어지고 우리 민준이는 폐인이 다 됐는데…….”

 

강주희 :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어머니”

 

강주희는 박민준의 어머니와 함께 박민준의 집으로 갔다.

 

박민준 어머니 : “민준아, 뭐라도 좀 먹어야지 이렇게 아무것도 안 먹으면 어떡해?”

 

침대에 누워있던 박민준은 어머니가 들어오는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박민준: “엄마, 지금 불 켜져 있어요?”

 

박민준 어머니 : “응 방금 내가 들어오면서 불 켰다.” 

 

박민준 어머니 : “민준아, 주희 씨 왔어.”

 

박민준 : “주희요?”

박민준은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 되어 있었다. 강주희는 박민준의 실명이 믿기지 않았다. 

 

강주희 : “민준 씨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박민준 : “제발 가!”

 

강주희 : “설마 나 때문이야?”

 

박민준 : “주희야 가라고! 제발 좀 가라고!”

 

박민준은 한사코 강주희를 밀어냈지만 강주희는 박민준의 실명에 책임을 느끼고 박민준을 돌보기 시작했다.

 

박민준이 오른손으로 흰지팡이 짚고, 박민준의 왼손은 강주희의 오른쪽 팔목을 잡고, 강주희는 왼손을 박민준의 왼손 위에 포갠 채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흰지팡이는 독립보행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에게 필수 용구이자 시각장애인의 대표적 생활용구다. 시각장애인이 혼자서 길을 갈 때는 오른손으로 흰지팡이를 짚고, 앞의 5~60cm 정도에서 반원을 그리며 앞에 장애물이 있는지를 감지한다. 

 

그러나 옆에 봉사자가 있다면 오른손으로 흰지팡이를 짚고, 왼손은 옆에 있는 봉사자의 팔꿈치 약간 윗부분을 잡는다. 

 

그런데 박민준은 오른손으로 흰지팡이를 짚고 왼손은로 강주희를 오른 팔목을 잡고 길을 가고 있었다. 물론 이런 방법은 흰지팡이를 짚는 올바른 방법은 아니다.

 

아무튼 박민준과 강주희는 그렇게 길을 가다가 마주 오는 어떤 남자와 부딪혔다. “아이, 뭐야!” 남자는 박민준이 시각장애인임을 알고는 박민준의 얼굴 앞에 손바닥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박민준 : “죄송합니다.”

 

강주희 : “죄송하기는 뭐가 죄송해.”  

 

행인 남자 : “안 보이면 집에나 있지 밖은 왜 돌아 다녀?”

 

강주희 : “뭐라고요? 이것 봐요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박민준 : “주희야 그만 가자.”

 

강주희 : “사과해요. 빨리 사과하라고요.” 

 

박민준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박민준은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했고 강주희는 방방 뛰었으나, 남자는 유유히 사라졌다.

 

간혹 시각장애인이 길을 갈 때면 자기가 잘못해서 부딪혀 놓고, 시각장애인을 탓하는 나쁜 사람들이 있다. 

 

한 나그네가 캄캄한 밤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길이 깜깜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앞에서 등불을 든 사람이 다가왔다. 나그네는 반가워서 다가가다가 깜짝 놀랐다. 등불을 든 사람은 시각장애인이었던 것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분이 왜 등불을 들고 나오셨습니까?” 나그네가 물었을 때 “나는 등불이 필요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기에 들고 나왔지요.”라고 대답했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다. 

 

가끔 행인 남자 같은 정말 나쁜 사람이 있기도 하겠지만……. 

 

그런데 박민준과 부딪혔던 그 행인 남자가 강주희를 찾아 와서 은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주희와 그 남자는 과연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한편 박민준 어머니는 강주희에게 전화를 걸어서 자기 아들과의 결혼을 종용했다. 강주희는 고민을 하다가 박민준을 찾아갔다. 

 

강주희 : “죄송해요. 어머니 그래도 민준 씨를 책임지는 건, 죄송합니다.”

 

강주희가 박민준과 결혼만은 못하겠다고 했다.

 

박민준 어머니 : “우리 민준이만 책임져 주면 내가 뭐든지 다 할게요. 네?”

 

박민준의 어머니는 강주희의 손을 잡으며 아들과 결혼해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강주희는 박민준과의 결혼만은 끝내 거절했다.

 

며칠 후 경찰이 강주희를 찾아 왔다. 강주희는 영문을 몰랐다.

 

박민준의 어머니가 강주희가 자기 아들과 결혼을 못하겠다고 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강주희가 아들을 실명하게 만들었다며 고소한 것이다.

 

또 며칠인가 지나갔다. 강주희가 흰지팡이를 짚고 혼자 길을 건너는 박민준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 앞에서 차가 오고 있었던 것이다. 

 

「도로교통법」 제49조(모든 운전자의 준수사항 등) ① 모든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지켜야 한다. 

2.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일시정지 할 것

나.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흰색 지팡이를 가지거나 장애인보조견을 동반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도로를 횡단하고 있는 경우

 

「도로교통법」에는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흰색 지팡이를 가지거나 장애인보조견을 동반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도로를 횡단하고 있는 경우 일시정지 한다.”로 되어 있다. 그런데 박민준이 흰지팡이를 가지고 도로를 횡단하고 있었음에도 차는 일시정지를 하지 않았고, 박민준은 다행히도 잽싸게 몸을 피해서 다치지는 않았다.

 

그제야 운전자는 놀라서 차를 세웠고 박민준은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냐며 운전자의 멱살을 잡았다.

 

강주희 : “야 박민준 너 지금까지 나한테 거짓말했던 거야? 어?” 

 

박민준 : “그게 아니고 주희야”

 

그 때 어디선가 지난 날 박민준에게 부딪힌다고 타박을 하던 행인 남자가 나타났다.

 

행인 남자 : “박민준 씨 실명하셨다더니 잘 보이시네요.”

 

박민준 : “ 뭐야? 당신 누구야” 

 

그 행인 남자는 보험사기 조사실장이었다.

 

박민준이 실명했다며 받아낸 보험 수령액이 1억 원이었다. 보험사기 조사실장이 박민준의 보험 수령액에 의심을 품고 조사를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처음 강주희와 만났을 때도 박민준은 백수였지만, 자신의 처지를 거짓으로 둘러대고 강주희에게 접근했던 것이다. 그리고 강주희가 헤어지자고 하자 강주희의 손에 눈이 찔려 실명했다며 결혼을 강요했던 것이다. 

 

어머니는 아들 민준이 원하는 대로 해 주기 위해 안과 의사를 매수하여 실명으로 보험금 1억 원을 수령했다. 그리고 아들이 원하는 강주희와 결혼시키기 위해 강주희에게 매달렸으나 강주희가 결혼을 거절하자 박민준의 어머니는 강주희가 박민준을 실명케 했다며 고소를 했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던 것이다.

 

결국 박민준의 실명은 거짓으로 판명이 났다. 박민준은 무고, 위증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눈먼 사랑’이라는 노래도 있고, 소설도 있다. 그들이 얘기하는 ‘눈먼 사랑’은 사랑에 눈이 멀었다는 것이다. 이른 바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말이다. 사랑에 눈이 멀어 콩깍지가 앞을 가렸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 콩깍지는 벗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한순간의 콩깍지가 아니라 정말로 눈이 멀었다면? 눈이 먼 시각장애인은 사랑도 못 하고 결혼도 할 수 없다는 말인가. 시각장애인과 결혼은 선택의 조건과 개성의 차이일 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에서 ‘눈먼 사랑’은 시각장애인의 사랑이 아니라 시각장애를 빙자한 사기꾼일 뿐이다. 

 

그런데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 ‘눈먼 사랑’에서 드라마틱한 연출을 위해서인지 몰라도 시각장애인에게 부딪힌 사람이 “안 보이면 집에나 있지 밖은 왜 돌아 다녀?”라며 적반하장의 호통을 치고, 운전자가 흰지팡이를 짚은 시각장애인을 보고도 돌진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에 있어서는 안 될 모습이다. 한 사기꾼 때문에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인식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심히 염려스럽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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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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