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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 성폭력 호소, 법원·검찰 ‘묵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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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1-20 09:50 조회6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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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 성폭력 호소, 법원·검찰 ‘묵살’

 

장애특수성 고려 NO, 피해자 진술 배척전성협, ‘걸림돌’ 장애인 관련 3건 선정

전국성폭력상담소와 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장애인상담소 권역이 2010년 '지적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수사·판결 및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의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모습.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가 2019년 시민감시단 성폭력 수사, 재판과정에서의 여성인권보장을 위한 디딤돌 9건, 걸림돌 16건, 특별걸림돌 1건을 심사위원단에서 선정했다. 

 

사건은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경찰서, 검찰청, 법원에서 성폭력 관련 사건의 수사와 재판과정 및 결과로, 오는 21일 디딤돌 선정자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중 ‘걸림돌’에서만 3건이 선정된 장애인 관련 사건을 소개한다. 

 

■지적장애인 “아버지로부터 성폭력” 묵살

 

피해자는 미성년 지적장애인으로 의붓아버지의 성폭력과 간섭으로 인해 가출했다. 어머니가 가출신고를 했고 경찰이 가출한 피해자를 찾아서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하자 피해자가 아버지에 의한 성폭력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진술해 성폭력이 사건화 되었다. 

 

하지만 목포지방법원 형사합의부(이영남 판사, 권노을 판사, 이호연 판사)는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번복과 피해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점이 신빙성 부족을 넘어 꾸며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피해자 진술에 의해 판단할 수 없다’며 피해자의 진술신빙성을 배척했다. 

 

또한 지적 장애를 가진 피해자가 다녔던 병원 의무기록사본을 근거로 해 “피해자가 자신을 지지적으로 대하거나 친절하게 대하는 남성들과 성관계를 반복한다는 등 과다성욕증상을 보인다 ”는 성과 관련한 개인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무죄 판결의 근거로 사용했다.

 

이는 오히려 피해자의 특성으로 성폭력에 대한 경계가 취약해 피해에 쉽게 노출 될 수 있다는 점으로 볼 수 있는 근거였지만 재판부는 이를 성폭력으로 보기 어렵다는 근거로 본 것.

 

설사 피해자가 성적과잉행동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성폭력’과 ‘합의된 성적 행동’은 명백히 구별되어야 하며, 과거 성경험이 본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점을 짚어 냈어야 한다.

 

더욱이 어머니는 피고인인 아버지와 함께 살며 피고인 편에 서 있는 상황이었고, 피해자가 재판과정 중 정신병원 입원 및 생활 과정에서 유일한 면회자는 어머니였다. 

 

이 상황에서 피해자 어머니가 피해자에게 ‘성폭력 피해가 없었다’라는 합의서를 쓰라고 요구했고 피해자는 이에 응하여 허위로 합의서를 작성했다.

 

피해자 상담자는 피해자가 “합의서를 어쩔 수 없이 썼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지만 피해자 어머니는 “피해자가 평소에 거짓말을 자주 했는데 이번에도 피해자가 거짓말을 해서 피고인이 누명을 쓰고 있다는 생각에 작성을 부탁했을 뿐, 피해자 스스로 작성했다”고 진술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피해자 합의서가 허위라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봤다. 

 

전성협은 “이처럼 보호자의 위력이 강하게 작동되어 피해자만의 의지로 사건을 지속해 가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재판부는 친족 성폭력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피해자 진술을 배척했다”고 걸림돌 판결을 내렸다. 

 

■물리치료사에 의한 강제추행, "공개된 장소인데…“ 

 

중증의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여성이 물리치료사에 의해 치료를 빙자한 강제추행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가 고소했고 사건은 불기소처분이 났다.

 

이 사건은 중증의 뇌병변장애를 가진 여성이 피해자인 사건으로 해당 장애의 특성상 물리치료가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지, 언어장애가 있는 피해자가 피해 상황에서 비언어장애인과 다르게 대응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양동우 검사는 ‘목격자가 없다는 점, 공개된 장소, 피해자가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으며, 본인이 아니다 싶으면 누가 뭐래도 아니다고 말하는 사람인데 피해상황에서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해 피해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해 “피해자의 진술신빙성이 떨어져 피해자 진술을 그대로 받아 들이기 어렵다”고 봤다.

 

피해자 진술 시 참관한 진술분석가가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분석했고, 피해자가 사건 이후 바로 자신의 활동지원사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고 당일 신고를 하는 등 적극적인 피해 호소를 했다. 

 

그럼에도 피해자가 치료를 받을 때 지켜보지도 않은 직장 동료들의 진술을 근거로 재판부는 범행이 없다고 판단한 것. 

 

또 피고인이 자신의 아내를 상대로 치료 행위를 재연해 찍은 동영상을 제출하고 이를 근거로 당시 치료를 한 것이지 추행은 없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와 아울러불기소처분 이후 검사실에서 피해자에게 전화해 사건에 대한 자료를 집으로 배송할지, 혹은 폐기하기를 원하는지 물어보았다. 피해자가 항고나 재정신청 등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에도 피해자의 권리를 정확히 안내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강간미수 피해, “허위과장‧혼돈 가능성”

 

지적장애를 가진 피해자는 동거하던 남성과 거주하던 집에서 혼자 자고 있을 때 동거남의 동생인 피고인에게 강간미수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가 지인들과 사회복지사에게 반복적으로 피해를 호소해 사건화 되었다. 이후 사건은 불기소처분이 났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장혜영 검사는 불기소처분에서 “피해자 진술내용의 허위 및 과장, 혼동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피해자의 진술 외 혐의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라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주변에 일관되게 피해를 호소하고 있었지만 피해자는 진술 당시 심리상태가 불안했던 탓에 진술을 거부하기도 했고, 최초 신고내용과 진술이 불일치하기도 했다.

 

지적장애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살아온 과정, 사회적 경험 및 관계 방식, 장애 및 진술 특성, 진술 당시의 심리상태 및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밀하게 듣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지적장애를 가진 피해자가 여러 차례의 피해 경험에 대해 사건마다 다른 맥락과 상황을 ‘언어’라는 표현 수단으로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다. 

 

피해자는 지적장애로 인해 다양한 상황에 대한 사고력 및 표현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주변에 피해를 호소할 때 본인이 살아오면서 습득한 제한된 표현방식으로 진술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비장애인과 동일한 증명력을 요구하며 신고내용을 모두 ‘허위’로 단정짓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전성협은 “수사, 법적 판단에 있어서 피해자의 진술신빙성은 지적장애 피해자의 진술 특성을 어떻게 이해하려고 하느냐에 매우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적장애로 인한 표현 능력의 한계 및 진술 특성, 진술 당일 불안한 심리상태 및 상황 등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음을 중요하게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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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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