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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 ‘데프곗돈’ 10억 사기사건 전말을 파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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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8-19 11:48 조회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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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보기 : 농인 ‘데프곗돈’ 10억 사기사건 전말을 파헤치다 (youtube.com)

 

안녕하세요? 한국농아방송 김청숙 앵커입니다. 

농인 172명을 상대로 10억 원대 곗돈 사기를 친 최 모 씨가 지난 7월 9일 서울남부지방법원 첫 공판에서 사기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단순히 계모임 대표 역할을 맡았을 뿐 사기를 치겠다는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방청석을 가득 채운 농인 27명이 격렬하게 항의하며 아우성을 쳤습니다.  최 씨는 여유로운 미소를 띠며 방청석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퇴장했는데 이를 조롱으로 받아들인 한 농인이 자리를 박차고 주먹감자를 내지르다가 법정 경위의 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최 씨의 범행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최 씨는 선릉 일대에서 활동하던 일명 ‘선릉계’에서 곗돈 사기 수법을 익혔고 2020년 2월에 농인만 가입할 수 있는 이른바 ‘데프계’를 조직했습니다. 

최 씨는 초기 가입금을 5만 원 수준으로 하고 가입금의 3배를 곗돈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계원을 끌어모았고 실제로 회원들에게 15만 원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농인들 사이에서 큰 돈을 만질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가입자가 급증했는데요 그러나 알고보니 회원(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돌려막기한 것에 불과했습니다.  최 씨는 가입금을 1천만 원으로 올리고 ‘데프계’를 ‘천계’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이렇게 2020년 5월까지 농인 회원 172명에게서 10억 885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최 씨의 범행은 은밀하게 이뤄졌습니다.  오로지 현금으로만 돈을 받고 영상통화를 이용해서 수어로 공지를 전달하는 등 범행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최 씨가 작성한 수기 장부가 발각되며 법정구속 되었고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최 씨의 데프계 사기사건은 결속력이 강한 농사회의 특성을 악용한 것입니다.  유창한 수어 ‘언변’으로 농인 회원들은 최 씨를 의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농사회에서 수어 구사능력은 신뢰의 척도로 작용합니다.  수어에 힘이 있으면 농인들은 쉽게 설득당하고 상대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게 됩니다.  한국사회에 수어라는 언어를 사용하는 소수민족인 농인들은 자신의 가족(청인)보다 농인을 혈육 이상으로 의지하고 신뢰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같은 농인을 상대로 한 사기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같은 농아인 150여 명을 상대로 투자 사기 범행을 저질러 100억여 원을 챙긴 ‘행복팀’ 사건도 데프계 사건과 판박이입니다. 

전문가들은 시대 변화에 맞춰 형법의 농인 감경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과거와 달리 특수교육의 수준과 삶의 질이 향상된 사정 등을 고려하면 농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감형은 타당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법관 재량으로 감형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는 형법 일부 개정안이 제출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습니다. 

대한 변호사 협회 인권위원을 지난 장영재 변호사는 “사기 범죄를 저지를 정도의 농인은 청인보다도 똑똑한 사람이 많다”라며 “농아인 감경 조항은 삭제하되 심신장애 감형을 규정한 10조에 따라 판사 재량으로 감형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최씨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8월 13일에 열립니다.  판결 내용에 따라 농사회가 또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수어뉴스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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