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쌉니다 천리마 마트’에서 부족한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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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10-21 11:38 조회60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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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쌉니다 천리마 마트’에서 부족한 한 가지
장애인 편의시설 등 조금 보완·배려하면 ‘금상첨화’
tvN의 금요드라마 ‘쌉니다 천리마 마트’는 김규삼이 네이버 웹툰에 연재했던 웹툰을 연출 백승룡, 극본 김솔지가 각색한 코믹 판타지 드라마다.
천리마(千里馬)는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뛰어난 말이라고 한다. 단위는 시대 또는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지만 천리(千里) 라면 시속 500km(또는 400km)를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런 말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고속도로 최고 속도가 110km다.
삼국지에서 관우의 적토마(赤兎馬)가 희대의 명마로 하루에 천 리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적토마는 여러 사람을 거쳐 관우에게 와서 관우와 운명을 같이 한 말이다.
현대에 와서도 천리마는 빠르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tvN 천리마마트도 처음에는 그래서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굴지의 대기업 DM 그룹에서 만들어냈으나, DM 그룹뿐만 아니라 봉황시에서도 가장 형편없고 골칫거리가 천리마마트다.
‘무너진 가판대, 상한 식품들. 봉황시 주민들에게 외면받다 못해 존재마저 잊힌 이곳. DM 그룹의 공식 유배지, 마트 발령이라 쓰고 권고사직이라 읽는 이곳. 천리마마트.’ 기획의도 첫머리다.
정복동(김병철 분) 이사는 DM 그룹 김대마(이순재 분) 회장의 오른팔이었다. 어쩌다 DM 그룹 부사장 김갑(이규현 분)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김갑 부사장은 김대마 회장의 손자인데 그에게 아부하는 권영구(박호산 분)와 짝짜꿍이 되어 정복동을 천리마마트로 내몰았던 것이다.
DM 그룹 김대마의 아들은 어릴 때부터 꿈이 마트 사장이었다. 그래서 성인이 되자 천리마마트를 설립했는데 아들은 꿈을 펼치지도 못한 채 죽고 말았다. 그래서 아버지 김대마는 안타까워하면서 천리마마트를 내버려 두라고 하지만, 손자 김갑은 천리마마트가 어떻게 되든 관심이 없고 오로지 김복동만 몰락시키면 그만이었다.
천리마마트는 DM 그룹으로부터 좌천당한 천재 이사 정복동이 사장이다. 정복동의 본래 목적은 좌천에 대한 앙갚음으로 천리마마트를 말아 먹을 심산이었다. DM 그룹 자체를 법정파산 시키기 위해 제일 먼저 한 일이 소비자가 왕이 아니라 ‘직원이 왕이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곤룡포를 입히고, 고객 만족센터에선 곤룡포를 입은 직원이 용상에 앉아 고객을 응대하게 한다.
천리마마트 사장은 정복동이고, 대학을 졸업하고 어렵게 입사 한 문석구(이동휘 분)가 점장이다. 정복동 사장이 직원으로 채용한 사람들은 전직 깡패 오인배(강홍석 분), 가수 지망생 조민달(김호영 분), 명퇴당한 은행원 최일남(정민성 분) 등이다. 그리고 빠야족 불법체류자
피엘레꾸(최광제 분) 외 10명을 전원 채용한다.
그리고 초등학교 3학년 고미주(김규리 분)를 독서코너 마스코트로 채용한다. 고미주는 아빠의 영정사진을 들고 천리마마트를 찾아왔었다. 아빠가 사법고시에 연이어 낙방하자 엄마는 집을 나갔고, 아빠는 일자리를 찾으러 전전긍긍하다 교통사고로 죽고 말았다.
딸 고미주는 아빠의 초상에서 사람들이 말하기를 취직도 못 하고 백수로 살다가 갔다고 한탄하는 소리를 듣고 아빠의 영정사진을 들고 천리마마트를 찾아왔던 것이다. “우리 아빠 백수 면하게 해주세요!” 고미주의 울부짖음에 정복동 사장은 아빠도 직원으로 채용하고 고미주도 채용했다.
문석구 점장이 미성년자는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하자 정복동 사장은 “서류는 자네가 알아서 하라”며 고미주에게 학교도 다니고 방과 후에는 독서코너에 와서 문석구에게 과외를 받으라고 했다. 고미주는 독서코너에서 참고서를 사러 오는 엄마들에게 기가 막힌 리뷰로 엄청난 판매실적을 올린다.
「근로기준법」
제64조(최저 연령과 취직인허증) ① 15세 미만인 자(「초ㆍ중등교육법」에 따른 중학교에 재학 중인 18세 미만인 자를 포함한다)는 근로자로 사용하지 못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발급한 취직인허증(就職認許證)을 지닌 자는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개정 2010. 6. 4.>
② 제1항의 취직인허증은 본인의 신청에 따라 의무교육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직종(職種)을 지정하여서만 발행할 수 있다.
③ 고용노동부장관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제1항 단서의 취직인허증을 발급받은 자에게는 그 인허를 취소하여야 한다. <개정 2010. 6. 4.>
그러면서 정복동 사장은 천리마마트의 문이 너무 단순하고 잘 열린다고 했다. 문석구는 그게 좋은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정복동 사장은 마트 문을 회전문으로 바꾸었다. 회전문 그것도 에너지 문이었다. 회전문을 돌려서 에너지가 충전되어야만 문이 열리게 설계되었던 것이다.
김갑 부사장과 권영구 이사는 정복동을 잡기 위해 문석구를 스파이로 고용했다. 정복동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하라고 했지만 하는 일이 영 신통찮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DM 그룹 본사에서 제일 팔팔하고 유능한 조미란(정혜성 분)을 발탁해서 천리마마트로 보냈다. 조미란도 처음에는 왜 자신을 천리마마트로 좌천 보내느냐고 항의하다가 스파이 역할이라는 말에 수긍하고 천리마마트로 출근을 했다.
그런데 조미란은 첫 출근에서 에너지 문에서 막혔다. 문이 열리지 않았던 것이다. 돌리고 돌리고 또 돌리고 회전문은 그렇게 돌려서 에너지가 충전되어야 문이 열렸다. 원리를 알게 된 조미란은 마트 문이 너무 재미있다며 계속 돌렸다.
직원들도 조미란이 자신들을 정리해고할 거라고 추측하고 있었는데 조미란은 출근하자마자 직원들이 앉을 의자를 사서 자리를 배치하는 등 김갑 부사장이나 권영구 이사에게 이반하기 시작했다. 정복동은 천리마마트를 망하고자 했는데 하는 일마다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조미란은 그런 정복동 사장 그리고 문석구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첫째 마트의 출입문이 회전식 에너지 문이라 돌리고 돌려서 에너지가 충전되어야만 문이 열리는데 천리마마트의 고객들은 그 문을 언제 다 돌려서 들어 왔단 말인가. 아무리 드라마가 코믹 판타지라고 하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둘째 회전문은 조미란도 힘들게 밀고 있었다. 그렇다면 휠체어나 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아예 회전문 출입이 어려울뿐더러 목발을 사용하거나 팔다리가 불편한 장애인도 어림없을 것 같다. 현실에서도 지체장애인이나 뇌병변장애인은 회전문을 사용하기 어렵다.
정복동 사장은 천리마마트를 망하게 하기 위해 문석구에게 예산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천리마마트의 다른 쪽에다 장애인을 위한 자동문(시각장애인은 미닫이문)을 만들고 ‘장애인·임산부 ·노약자 외에 이 문으로 출입할 시 엄벌에 처함’ 이라는 팻말 하나 붙여 놓으면 그 소문을 들은 장애인·임산부·노약자들이 구름같이 모여들 텐데 말이다.
셋째 마트에는 이층이 있다. 이층은 고객용이 아니라 아무리 직원용이라고 해도 엘리베이터도 없는 이층이다. 고객센터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천리마마트에 장애인이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화장실은 한 번도 보여 준 적이 없다.
넷째 천리마마트에는 게임방도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게임방에 왔다가 마트를 뛰어다니면서 시끄럽고 소란스럽게 굴었다. 아이들이 하도 난장판을 만드는 바람에 직원들도 어이가 없었다.
정복동 사장이 그 모습을 보고는 최후의 보루로 사무실에 걸려 있던 뭔가를 꺼내서 아이들에게로 달려갔다. 직원들은 정복동 사장이 그 뭔가로 아이들을 때리는 줄 알고 문석구와 조미란에게 말려달라고 했는데, 정복동 사장이 꺼낸 뭔가는 피리였다.
피리 부는 소년이 마을의 쥐를 강으로 몰아갔으나 마을 사람들이 약속한 돈을 주지 않자 이번에는 마을의 아이들을 전부 다 강으로 몰아갔다는 전설의 그 피리 말이다.
정복동 사장이 피리를 불자 뛰어다니던 아이들이 피리 소리를 따라 갔는데 정복동 사장은 아이들을 다른 마트로 데려다 놓고 달아났다. 피리 부는 정복동 사장이 차라리 들판이나 운동장으로 갔다면 모를까 다른 마트로 갔다는 건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나를 위해서 남에게 해를 끼친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천리마마트 위상이나 윤리에도 어긋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천리마마트의 문이 회전식 에너지 문인데 피리 부는 정복동 사장과 아이들이 그 문을 어떻게 나왔단 말인가.
정복동 사장이 천리마마트를 망하고자 하는 일이, 하는 일마다 대박을 치고 직원은 물론이고 고객들에게까지 칭송이 자자하다. 특히 불체자 빠야족을 인간 카트로 이용하고, 고객 만족센터 직원이 왕으로 나오는 등 참신한 콘셉트로 웃음이 빵빵 터지게 하는 점은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노조위원장을 선출하여 제1대 노조위원장에게는 루비와 순금 깃발봉에 루이비똥 깃발을 준비했다. 선출된 노조위원장에게는 복싱왕에게 주는 챔피언 벨트를 선사하고, 문화콘서트를 여는 등 회사 돈을 막 써서 망하게 하려던 것이 하는 족족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이처럼 정복동의 생각과는 다르게,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은 우리네 인생은 언제나 변수가 있게 마련이라는 작가나 연출가의 숨은 의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네이버 웹툰에 연재했던 김규삼의 아이디어겠지만.
그리고 우리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직원으로 채용하여 일을 하게 해준다는 것은 아무리 드라마지만 가슴 따뜻하고 훈훈한 모습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시설 등을 조금만 보완하고 배려해 준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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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기자 (gktkr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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