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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중들의 공감을 받으며 투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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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9-23 09:13 조회6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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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중들의 공감을 받으며 투쟁하나요?

 

성공적인 장애인 투쟁 위해 대중 호응 이끌어야공감통해 더 빨리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날 것에이블뉴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논란은 거의 전쟁터나 다름없을 정도로 치열한 논쟁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벌어진 하나의 사건을 보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논란에서 비롯된 것은 맞지만 다른 이야기로 넘어갈 것입니다.

 

논쟁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이하 자유당) 황교안 대표가 삭발을 한 사건이 얼마 전 있었습니다. 자유당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사실상 전쟁 수준의 입장을 밝힌 상황이었죠. 문제는 이 삭발에서 시작됩니다. 

 

사실 우리들은 삭발을 많이 했습니다. 뭔가 중대한 요구를 하면 삭발을 하던 관행이 있었죠. 사실 저는 삭발을 한 적은 없습니다만, 발달장애인법 제정 투쟁 당시 사무실에 삭발투쟁을 마친 사람들이 온 적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의 삭발은 영 호응도 없고 비아냥거림만 남았습니다. 오죽하면 예전부터 진짜 삭발시위를 자주 지켜본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오히려 “황교안 대표의 삭발투쟁을 보면서 과거 운동권 시절 삭발·단식은 ‘빨갱이’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모욕했던 공안검사들의 말이 생각났다”고 비판할 정도였으니까요.

 

저는 예전부터 황교안 대표를 보면서 사적인 정치 주제의 대화를 할 때 ‘황교활’이라고 호칭할 정도로 대단히 부정적으로 볼 정도였으니 공감은커녕 “잘한다 잘해”라고 반어법으로 이야기할 정도입니다.

 

황교안 대표를 비판하려는 이야기로 흘러갈 것 같지만, 우리의 이야기로 넘어오겠습니다. 우리는 장애인 관련 정책 요구를 하면서 많은 시위를 하고 투쟁도 하고 그랬습니다. 문제는 대중들이 공감을 했는지가 의심스럽다는 것입니다.

 

장애 대중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비장애인까지의 대중 여론 말입니다. 대중들은 우리들의 장애인등급제 폐지 투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정부의 장애인등급제 개편 발표를 듣고 나서야 대중들이 장애인등급제 개편 사실을 알 정도였고, 대중들은 오히려 장애인등급제를 왜 개편하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우리의 피나는 장애인등급제 폐지 투쟁의 소식은 듣지 못하고 말입니다.

 

장애계에서 대중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투쟁했다는 이야기를 사실 듣지 못했습니다. 언론들이 보도를 한 것도 적었고, 장애계의 구호가 대중들에게 와 닿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대중들이 진심으로 장애계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정도니까요. 

 

장애인 운동은 많은 부분이 사회 구조를 바꾸는 일로 연결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대중들의 공감을 얻어야 쉽게 사회 구조를 바꿀 수 있고, ‘반혁명’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 눈에는 장애계가 대중들의 지지를 받고 투쟁하는지를 의심스럽게 하는 일이 있습니다. 장애계가 대중을 향한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지난번 장애인등급제 개편 발표 당시 대중들의 반응은 “왜 수정해?” 이런 반응이었으니까요. 등급제의 모순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이러한 대중들이 공감하지 않고 장애계의 활동에 거리를 두게 되면, 결국 장애계 활동은 당당한 요구가 아닌 ‘떼쓰기’로 비춰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장애계 단체가 각종 주장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앞으로 대중들도 공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장을 전개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현대 민주주의는 여론의 시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인 여론은 대중들의 공감에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중들까지 나서서 장애계의 주장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저는 장애계가 외롭게 구호를 외치고 점거를 하는 그런 모습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활동지원이나 통합교육, 자립생활, 탈시설 같은 장애계의 주요 주장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외롭게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중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투쟁하면 더 빨리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중국의 역사 중 한 페이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더 떠올려집니다. 중국 국민당 세력의 이야기인데, 1920년대에는 중국 국민당 세력이 대중들의 지지와 공감을 받으며 당시 중국을 병들게 한 군벌세력이 더 이상 중국을 이끌어나가지 못하게 쫓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국 국민당은 그 이후의 중국을 이끌어나갔고 가장 큰 위기인 일본의 침략을 이겨냈습니다.

 

그러나 1945년 이후, 그 중국 국민당은 자신들의 실책으로 대중들의 공감과 지지를 다 잃고, 그러한 공감과 지지를 받은 공산당 세력에 밀려 중국 대륙을 다 잃고 대만으로 쫓겨났고, 한국전쟁이 아니었다면 국민당 세력은 사라졌을 것입니다.

 

그 중국 국민당의 성공과 실패를 생각하면서, 저는 장애계가 과연 피나는 역사 속에서 끝내 대중들에게 공감을 얻어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인의 가슴속에 깊이 남게 되고 되돌릴 수 없게 된 프랑스 대혁명이 될 것인지, 아니면 중국 국민당처럼 한때는 성공해도 대중들의 지지와 공감을 다 잃고 국제사회에서 수교국조차 잃어버리는(얼마 전, 남태평양의 소국 솔로몬 제도가 ‘중화민국’으로서의 대만과 단교했습니다. 대만의 남은 수교국은 20개 국가도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느 주요국가도 ‘중화민국’으로서 대만과 수교를 맺지 않았습니다.) 중국 국민당 정부의 후신인 현재의 대만이 될 것인지, 저는 앞으로도 지켜볼 것입니다.

 

우리는 프랑스 대혁명처럼 장애인권운동이 대중들의 가슴속에 남고 싶으니까요. 과거 프랑스 대혁명 이전 사회로 되돌아가자는 말은 전 세계적으로 상식 이하의 이야기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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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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