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드라마 ‘여름아 부탁해’ 개인정보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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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9-23 09:19 조회65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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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드라마 ‘여름아 부탁해’ 개인정보 유출
지적장애인을 잘 그려준 것은 그나마 다행
KBS1 일일드라마 ‘여름아 부탁해’는 연출 성준해, 극본 구지원으로 기획의도에는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금희의 모습을 통해 입양과 가족의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고 했다.
입양으로 엮이는 가족들의 갈등과 사랑을 통해 시대에 걸맞은 진정한 가족애에 대해 고민을 해보자는 가족 드라마라고 한다.
‘여름아 부탁해’의 줄거리는 왕금희(이영은 분)는 성형외과 의사 한준호(김사권 분)의 아내인데 아이가 없다. 왕금희는 몇 번이나 시험관 시술을 했으나 번번이 실패하자 더 이상은 안 하겠다며 평소 봉사활동을 하던 보육원에서 여섯 살 서여름(송민재 분)을 입양한다.
한준호는 친아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으나 왕금희가 더 이상은 시험관 시술을 안 하겠다고 해서 마지못해 서여름의 입양에 동의한다.
한준호는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잘 나가는 의사지만 페이닥터였다. 그러자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주용진(강석우 분)이 월급을 더 주겠다며 스카우트한다. 주용진의 큰딸 돌아온 싱글 주상미 (이채영 분)가 한준호에게 반해 한준호를 유혹한다.
알고 보니 왕금희와 주상미는 고교 동창이었고 또 한사람 오대성(김기리 분)은 주상미의 엔조이 상대였으나 나중에는 주상미의 심부름꾼이 된다.
한준호는 지지리궁상 같은 왕금희 보다는 병원장 딸 주상미에게 마음이 쏠려서 주상미의 유혹에 넘어간다. 그러나 오랫동안 병든 아버지를 간호해준 왕금희를 저버리지 못해 고민하던 차에 주상미가 임신을 한다.
임신이라니, 한준호가 그렇게 갖고 싶었던 아이가 아닌가. 한준호는 아이 때문에 주상미를 택한다. 왕금희는 절망했으나 그에게는 서여름이 있음을 위안으로 삼는다.
왕금희의 엄마 나영심(김혜옥 분)은 동네 상가에서 미장원을 운영하는데 앞집에 레스토랑 하나가 있고 새 주인이 미국에서 돌아온 주상원(윤선우 분)이다. 주상원도 아버지를 따라서 의사가 되었으나 사랑하는 여자 김보라를 어머니 허경애(문희경 분)가 결사반대해서 김보라가 자취를 감추자 의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떠나 요리사(세프)가 되었다.
주상원이 차에 치일 뻔한 서여름을 구해준 것을 계기로 평소 음식 만들기에 관심이 많았던 왕금희가 주상원의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한준호가 왕금희와 이혼을 하게 되면 제일 큰 문제가 서여름의 입양이었다. 입양이 확정되기 전에 부부가 이혼하게 되면 입양이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준호는 이혼을 하더라도 왕금희가 서여름을 입양할 수 있도록 입양기관에는 이혼 사실을 비밀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주상미는 오대성을 시켜 입양기관에 한준호가 왕금희와 이혼했음을 알렸다.
왕금희는 입양을 못 하게 된 서여름을 보육원에 다시 데려다주며 "잘 지내"라고 말하고 돌아서는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러자 왕금희에게 우호적이었던 입양기관 사회복지사가 귀띔을 했다. 독신자나 한부모도 경제적 능력이 있으면 입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준호는 물론이고 주상미나 그의 엄마 허경애까지 왕금희가 주상원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것을 결사반대했지만, 이제 왕금희가 레스토랑에서 일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서여름을 입양하기 위해서는 직업과 돈이 있어야 했던 것이다.
주상원이 처음에는 누나에 대한 미안함과 사죄의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왕금희와 서여름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왕금희를 곁에 두고자 했다. 왕금희의 엄마 나영심은 아직 주상원이 누구인지 몰랐으므로 주상원을 왕금희의 짝으로 여기며 침을 흘리고 있다.
주상미는 한준호와 결혼하기 전에 유산했다. 한준호가 그 사실을 알면 결혼을 안 한다고 할까 봐 주상미와 엄마 허경애는 한준호에게 유산 사실을 숨겼는데, 한준호의 친모 변명자(김예령 분)가 그 사실을 알고 주상미에게서 아파트 한 채를 뜯어냈으나 사기를 당하고 만다.
주상원의 레스토랑이 유명해져서 방송국에서 취재를 왔고, 이 방송을 본 김보라의 친구가 주상원을 만났다. 친구가 말하기를 “그때 보라는 임신을 했는데 (주상원) 어머니가 찾아와서 유산을 종용하는 바람에 보라가 자취를 감춰 찾을 길이 없었다.”고 했다.
주상원은 6년 전 어머니가 반대한 것은 알았지만 보라가 임신을 한 사실도, 어머니가 유산을 시키려 해서 보라가 달아났다는 사실도 몰랐다. 보라가 어디에 있을까? 주상원은 6년 전에도 보라를 찾아보았으나 찾지 못하고 미국으로 갔었다.
주상원은 강화도의 한 섬으로 보라를 찾으러 갔다. 우여곡절 끝에 보라를 찾기는 했으나 보라는 이미 2년 전에 죽었고 아들이 있었는데 아들 김지석은 보육원으로 보냈다고 했다.
주상원은 아들이 갔다는 보육원을 찾았으나 보육원은 2년 전에 불탔고 김지석은 죽었다고 했다. 주상원은 며칠간 레스토랑 문을 닫고 보라를 찾아 나섰는데 보라는 죽었고 아들도 죽었다는 절망과 상처만 안고 돌아왔다. 그 상처를 왕금희와 서여름이 어루만져 주었다.
주상원이 보라를 찾으러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된 엄마 허경애는 주상원이 아들을 찾지 못하도록 고모부 박수철(손종범 분)을 시켜 방해를 했다. 보라는 교통사고로 죽었고 아들 김지석은 행복보육원으로 갔는데 보육원에 불이 나면서 김지석이 죽었다고, 노름꾼인 원장 아들을 매수했던 것이다.
허경애는 김지석이 엄마 보라가 죽었다는 것을 알고는 기억상실에 걸려 아무 말도 못하자 원장의 성 서 씨에다 여름이라서 서여름으로 이름을 정했다는 것을 알고는 서여름이 갔다는 희망보육원을 찾았다. 거기서 여름이를 보러 희망보육원에 들른 왕금희를 보게 되고 왕금희가 부르는 아이 이름이 서여름이었다.
허경애는 주상원을 예전부터 좋아하는 남편 병원에 근무하는 피부과 의사 윤선경(변주은 분)을 주상원과 결혼시켜 여름이를 데려올 계획이었다. 그런데 사위 한준호가 장모 허경애의 계획을 눈치 챘다.
한준호는 왕금희를 만나 서여름의 친부가 나타났으니, 여름이의 입양 확정이 떨어지자마자 여름이를 데리고 외국으로 나가서 1~2년 살다가 오라고 했다. 그러면 친부가 소송을 해도 왕금희가 승소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러면서 서여름과 주상원의 유전자 검사지 이름을 위조하고, 불량배를 친부로 내세워 왕금희와 서여름을 위협하게 했다.
행복보육원에서는 서여름이 죽었다고 했지만, 주상원은 행복보육원 아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아버지 주용진도 주상원의 아들 즉 손자를 찾는데 힘을 보태고 있었다.
주상원은 구청으로 찾아가서 아들을 찾는다며 행복보육원 명단을 좀 달라고 했다. 담당 직원은 시스템이 고장 났다며 오후에 오라고 했고 주상원은 전화번호를 남겼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장애인복지가 처음 시작되던 30여 년 전 장애인들은 조금이나마 복지혜택을 바라고 동사무소에 장애인등록을 했다. 그러면 각 장애인단체에서 동사무소로부터 등록명단을 받아서 통계자료로 사용도 하고 개인에게 단체가입이나 행사참여를 종용하기도 했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2011년 3월 29일 법률 제10465호로 제정되었는데 법이 제정되기 10여 년 전부터 장애인등록 명단을 단체에 제공하는 것은 어림도 없었다.
그런데 구청에서 주상원이 누군 줄 알고 보육원 명단을 복사해 주다니……. 허경애가 처음에는 고모부 박수철에게 의뢰를 했는데 박수철이 더 이상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허경애는 주상미와 상의했고 주상미는 오대성에게 시켰다.
담당 직원은 행복보육원 명단을 복사해서 주상원에게 넘겼는데, 그사이에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주상원이 받은 명단에 서여름은 없었다.
“보육원에서 원생들의 명단을 개인에게 복사해 줄 수 있습니까?”
필자는 경찰청에 문의를 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아들을 찾는다고 수사 의뢰를 하면 가능할까요?”
가능할 수는 있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구청에 전화를 해서 원생들의 명단을 외부인에게 복사해 줄 수 있느냐고 문의를 했다.
“예에! 뭐라고 하셨습니까?”
**구청 사회복지과 담당자는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필자가 드라마에 나오는 내용을 보고 혹시나 해서 확인하는 거라고 다시 한 번 얘기하자 “드라마라는 내용을 잘 못 들어서 깜짝 놀랐다”고 하면서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여름아 부탁해’ 시청자 게시판을 보니 “이제 하다하다 공무원까지 범법자로 만드느냐”는 등 온통 방송과 작가에 대한 성토였다. 정**님은 “구청에서 어떻게 여름이 서류를 빼돌렸나? 그것부터 도무지 개연성이 없는 졸작 전개.”라고 했다.
윤**님은 “어떤 짓을 해도 어영부영 넘어가고 결국 당한 주인공만 호구, 바보 되는 셈이죠.”라며 울분을 토로했다. 최**님은 “방송 드라마에서 이렇게 추악한 거짓말과 나쁜 행동들을 가르쳐주고 보여주는 의도가 무엇인지?” 박**님은 “작가는 드라마를 통해 범죄를 가르치는구먼.” 신**님은 “도둑질에다 사문서 조작에 참 개판드라마네요.”라고 드라마를 질타했다.
‘여름아 부탁해’는 시청자의견에서도 보듯이 온갖 거짓말과 범죄를 가르치고 있어 정말 숨이 막힐 것 같다. 현재 ‘여름아 부탁해’는 시청률이 16.4% (닐슨코리아 제공)정도라고 하지만 시청자게시판에 글을 쓰는 사람은 몇 명에 불과하다.
결국 ‘여름아 부탁해’도 시청자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막장 드라마에 불과한데 그럼에도 사람들은 욕하면서 본다고 했던가.
‘여름아 부탁해’는 이제 100회를 넘어 종영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입양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마지막에는 용서와 화해로 아름답게 끝나겠지만 과정이 이렇게 엉망진창인데 결과만 좋으면 뭐하나. 우리네 인생은 결과보다는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여름아 부탁해’에 그런대로 괜찮은 사람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바른 말을 하는 주용순(임채원 분)이다. 주용순은 주용진의 여동생인데 그녀는 오빠 집에서 도우미로 일하고 남편은 오빠의 운전기사이다.
용순은 오빠 주용진의 아픈 손가락으로 지적장애인이다. 그러나 밥하고 빨래하고 집안일 하는 것을 기꺼이 즐겁게 한다. 조카 주상미가 임신을 했을 때도 “남의 가정 깨지 말아라, 네가 낳은 아이 우리 부부가 키우겠다.”며 주상미의 결혼을 말렸었다.
그리고 주상원이 아이 찾는 것이 지지부진하자 "누가 방해하는 거 아니야?"라며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의심해서 올케 허경애와 남편 박수철을 뜨끔하게 했다. 결국 주용진이 허경애와 박수철이 여름이 찾는 것을 방해 했다는 것을 알고는 노발대발해서 두 사람을 쫓아냈다. 허경애는 다시 돌아 왔으나 주용순이 올케에게는 “직접 차려 먹어요!” 밥도 차려주지 않았다.
‘여름아 부탁해’에서 지적장애인 주용순을 즐겁고 행복하고 바른 말만 하는 당당한 사람으로 그려준 것은 그나마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여름아 부탁해’에서 제일 불쌍하고 안타까운 사람은 여섯 살짜리 서여름인 것 같다. 서여름은 왕금희를 만나 이제 겨우 안정을 찾았지만 이름이 다섯 번이나 바뀌었다. 처음에는 김지석이었고 그 다음에는 서여름이 되었다가 다시 한여름이 되었고, 그러다가 왕여름이 되었으나 이제 주여름이 될 판이다.
아무리 드라마지만 파양을 당하고 이름이 다섯 번이나 바뀌면서 아이의 성격이나 정서적인 문제는 아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것일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하지만 그 속에서 알게 모르게 배우고 익히는 내용들이 실제 삶에서도 크든 작든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드라마일수록 보다 더 검증된 내용과 합리적 추론, 그리고 사회에 끼칠 영향 등을 고려하여 대본부터 방송심위까지 보다 더 엄격해져야 할 것 같다.
더구나 사회복지와 관련된 편견과 오해를 부추 켜서는 안 된다. ‘여름아 부탁해’의 경우 여름이의 상처, 개인정보보호, 입양, 장애인 등 여러 문제가 제시되어 있어 시청자들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도 이러한 점은 고려되어야 할 것 같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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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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