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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는 언제까지 온정주의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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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5-08 10:53 조회6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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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는 언제까지 온정주의여야 하는가?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임과 동시에 권리의 주체로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 마지노선으로 제정된 법률을 들자면 우선 떠오르는 법률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차법)'이 있다.

 

2007년에 제정되었고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총 6장, 4가지(직접 차별, 간접 차별, 정당한 편의제공 거부에 의한 차별, 광고에 의한 차별) 영역에서 장애인의 차별을 금지한다는 법이다.

 

하지만 이런 법률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거니와 설사 알고 있는 기업체 및 소상공인이 있다 하더라도 거의 지켜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왜일까? 왜 지켜지지 않을까?

 

미투나 젠더 등 인권적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사실상 주목받는 건 개인의 인권이며, 이슈가 되는 부분에서만 잠시 사회적 담론이 일어났다가 잠잠해진다. 

 

사회적 이슈에 따라 관심이 옮겨 가면서 장차법은 소극적 대처로 일관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모든 사회적 약자에 관련된 법이 그렇겠지만 특히나 장애인의 사회생활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법이다.

 

장애인의 이동권을 비롯 노동권, 자유권을 포함한 사회권 등 포괄적인 사회에 존재하는 결핍과 다름으로 발생되는 차별적 요소를 다룬 장차법은 그들에게는 꼭 필요한 법이다. 

 

한데 이미 제정된 법률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애를 써야 할 기관들 혹은 지켜봐야 할 기관들이 손 놓고 있는 사이 법은 몰라도 되거나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쯤으로 치부된다.

 

오죽하면 식당 입구 턱으로 진입이 안 되는 유명 식당에 찾아가 장차법을 설명하고 경사로 설치를 권유하는 사회복지사에게 "우리 집에는 장애인 안 와도 된다"라는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을까.

 

장애인은 허용된 식당에서만 식사를 해야 하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맛 집을 찾아 먹는 즐거움을 찾는 것은 주체적인 선택이다. 이런 개인의 권리를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음식을 팔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런 차별을 방지하고자 법이 만들어졌지만 사실상 법적 처벌이나 제한이 없다. 그나마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는 것이 최선이고 장애인 차별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하더라도 처벌이 아니라 권고로 그치고 만다.

 

강력한 처벌을 통해 영업을 더 이상 못하게 하거나 형벌을 주자는 게 아니다. 다만 이런 행위가 사람에 대한 차별이고 혐오이며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보편적인 문제라는 점 그래서 하면 안 되는 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자는 것이다.

 

복지관에서 2년에 걸쳐 지역 사회에 장애인을 포함한 접근성이 낮은 사람들을 위해 경사 설치를 위해 장차법에 대한 캠페인과 직접 상점들을 방문하며 설치를 유도했지만 어떤 곳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가 인근 기업에 사업 설명과 요청을 통해 지원을 받아 경사로 설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경사로를 무료로 설치해주는 입장에서 참 씁쓸한 경우가 많다.

 

모두에게 접근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무료 경사로 설치임에도 정작 업주는 설치된 이후의 고장과 수리에 대한 비용을 염려하고 비장애인의 통행에 불편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 욕을 먹는다면서 설치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경사로가 없으면 접근 자체가 안 되는 사람보다 조금 불편해지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논리는 이해하기 힘들다. 게다가 자신들이 불편함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듣는 게 싫다며 장애인의 권리쯤은 무시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은 꽤나 서글프다.

 

장애인을 위한 정책은 불쌍하니 들어주자는 온정주의적 시혜가 아니다. 국가가 다수인 비장애인의 편의를 기준으로 제공하며 발생되는 불평등이고 이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일이다. 또한 그들이 사회 구성원의 주체로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사회와 국가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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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정민권  (djanmo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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