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콜 타고 싶은 장애인의 이유 있는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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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6-24 09:35 조회65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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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콜 타고 싶은 장애인의 이유 있는 싸움
휠체어 타면 이용허가 VS 장애로 인해 탑승 자체 불가 성남시, 인권위 권고 '거부' 법무부 차별심의위 심의 중. 21일 경기도 성남시의 자택에서 임현섭씨가 장애인복지콜택시를 이용하려던 중 거부당한 사연을 설명하고 있다. “저는 성남시에 돈을 바라는 게 아닙니다. 병원에 갈 수 있도록 장애인복지콜택시를 이용하게 해달라는 겁니다. 이런 제 요구가 무리한 건가요?”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 자택에서 만난 임현섭 씨(뇌병변 3급 39세)는 이처럼 하소연했다.
임씨는 10여년 전 급작스럽게 발병한 소뇌위축증과 파킨슨병으로 인해 뇌병변장애를 갖게 됐다. 경기도 양평에 소재한 20사단 기갑보병부대에서 근무할 정도로 건강했지만, 장애는 임씨의 일상생활을 무너뜨렸다. 2004년 군 전역과 함께 시작한 일은 그만둬야 했다.
시간이 흐르고 임씨의 장애는 더욱 심해졌다. 빠르게 달리는 차량을 타면 메스꺼움과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증상이 생기면서 대중교통도 이용이 어렵게 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6년 성남시가 장애인복지콜택시를 운영한다는 것을 알고 이용을 신청했다.
최초 장애인복지콜택시를 이용할 때 제한을 받거나 하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료를 마친 후 자택으로 귀가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임씨를 태우고 가던 복지콜택시 기사가 성남시 관계자와 전화를 마치더니, 오늘 이후부터 복지콜택시를 이용할 수 없다고 전한 것이다.
임씨는 “당시 저는 5급 장애인이었습니다. 이듬해 장애등급이 3급이 됐죠. 대상자가 아니라면서 다음부터 이용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우선 태웠으니 집까지는 대려다 주셨죠”라고 말했다.
현재 임씨는 뇌병변장애 3급으로 성남시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 성남시 장애인복지콜택시 조례는 3급 장애인 중 휠체어를 이용하는 자에 대해 콜택시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임씨는 장애인복지콜택시를 이용할 수 없다. 3급 장애인인 임씨는 휠체어 탑승을 해야만 장애인복지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지만, 여건 상 휠체어 탑승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임씨는 소뇌위축증에 따른 신경계통 이상 때문에 본인의 신체를 통제하기 어려움 상태다.
예를들어 갑자기 신경이상이 발생하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리가 빠르게 움직이거나 상체의 힘이 빠져버린다는 것이다. 임씨는 과거 성남시장애인협회 등에서 휠체어를 빌려 사용했지만 신체를 통제하지 못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하면서 크게 다쳤다고 말했다.
임씨는 장애인복지콜택시를 이용하기 위해 성남시와 싸움을 시작했고 올해로 3년이 넘어가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국가인권위원회, 성남시장애인권리증진센터 등 두드리지 않은 곳이 없다.
길고 긴 싸움 중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8일 권고를 통해 임씨의 손을 들어줬다.
성남시에 대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아닌 교통약자를 위해 특별교통수단 외의 임차(바우처) 택시를 조속히 도입할 것과 도입하기 전 당사자에게 교통지원책을 강구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하지만 성남시가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이 사안은 법무부 장애인차별시정심의위원회로 넘어간 상태다. 현재 법무부는 임씨의 장애인복지콜택시 이용 거부에 대한 장애인차별 내용을 심의하고 있다.
임씨는 “나는 보행상 장애가 있지만 휠체어를 탈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성남시는 장애인복지콜택시를 타려면 휠체어를 타라고 한다”면서 “장애인단체가 운영하는 교통약자 이동수단이 있지만 기초생활수급자인 내게는 부담이 된다. 성남시는 장애인복지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복지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병원을 가는데도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장애인복지관에 가서 체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면서 “성남시가 장애인복지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성남시 관계자는 “인권위의 권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진정인의 입장만 들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른 지자체의 사례, 유사사례 여부, 관련 기관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것을 요청했지만 반영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임씨는 휠체어를 타면 장애인복지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휠체어 탑승을 거부하면서 발생하게 된 일”이라면서 “임씨의 탑승을 허용하면 특혜가 된다. 임씨와 비슷한 장애인들도 탑승을 허용해야 하게 된다. 휠체어 탑승 없이 장애인복지콜택시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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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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