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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저상버스 탑승 거부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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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7-22 09:11 조회7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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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저상버스 탑승 거부 “분통”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이광섭 씨(중증 지체·뇌병변, 48세)가 “인권 침해를 당했다”며 활동지원사를 통해 A4용지 2장을 가득 채운 자필로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광섭 씨는 지난 2003년 장애인 이동권을 외치며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선로레일과 휠체어를 쇠사슬로 연결, 점거 농성을 벌이기도 한 장애인권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온 몸으로 투쟁해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저상버스 도입에 성공했지만…16년이 흐른 그는 버스 앞에서 차별의 벽을 경험한 겁니다.

 

광섭 씨는 지난 6월 21일 오후 3시 30분경 도봉구청으로 가기 위해 활동지원사와 시내버스에 탑승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해당 버스기사로부터 거부당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온 기사는 ‘손님이 많다’며 ‘고객들이 불만신고 민원을 내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면서 거부에 대한 이유를 밝혔는데요.

 

이 말에 화가 난 광섭 씨는 “차별”이라며 적극적으로 어필해 가까스로 저상버스를 타는데 성공했습니다. 막상 버스에 타고 보니, 기가 막혔습니다.

 

‘손님이 많다’라고 했던 기사의 주장과는 달리, 뒷좌석 외에 서 있는 승객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버스에 타고 있던 한 학생이 의자를 접어줘 전동휠체어를 탄 그의 탑승을 돕기까지 했습니다. 

 

광섭 씨는 기사의 대응에 적극 항의하기 위해 활동지원사를 통해 버스 내에 비치된 기사 이력을 사진 촬영하고, ‘불편신고’ 엽서를 꺼내려고 하니, 기사는 “그 것은 가지고 가는 게 아니다”라며 소리까지 질렀습니다. 끝내 사과도 없었고요.

 

광섭 씨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탑승 차별과 인권유린을 받았다며, 억울함을 표했습니다.

 

“비장애인은 버스를 타고 다녀도 되고, 나 같은 장애인은 버스를 이용하면 안 되나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저상버스 이용도 못하고 억지로 버스를 타고서도 불편신고 엽서도 가져오면 안 되고…. 이런 불편부당함과 억울함을 어찌해야 합니까?”

 

수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또한 지난해 12월 20일 퇴근 시간 대 저상버스 탑승을 거부당하자, 적극 문제제기 후 사과를 받아냈다. 광섭 씨와 같은 ‘장애인 이동권 수난시대’는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수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또한 지난해 12월 20일 퇴근 시간 대 저상버스를 탑승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이 시간에 장애인이 버스를 타려는 게 말이 되냐!” 

 

한 버스기사의 말에 격분한 박 상임공동대표는 버스 앞을 가로 막고 운전기사에게 나와 사과하라고 외쳤습니다. 기사의 사과가 없자, 결국 경찰이 나서 사과를 지시했지만, 기사는 ‘묵묵부답’. 정체가 길어지고 승객들이 불만을 표출해서야, 기사는 차에서 내려 박 대표에게 사과를 건넸습니다. 

 

“세상에 내가 경찰하고 하나가 되어 버스 승객에게 욕 먹어가며 끝내는 운전시가를 내려오게 해서 사과를 받다니…시간 늦어지니 어김없이 욕하고 손가락질 하는 승객은 언제나 마찬가지고 버스기사는 개념 없이 장애인 차별발언 막 해대고…암튼 계속 이동의 수난시대이다.”

 

박 상임대표가 ‘장애인 이동권의 수난 시대’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후, 총 413회의 공유는 물론, SBS 등에 보도되며 이동권 현실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8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시내버스 정류소에서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탑승시키지 않고 출발한 장애인 차별 진정에 대해서, 회사 대표에게 해당 운전기사 주의조치와 장애인 버스승차거부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속 운전자 교육 실시 등을 권고내린 바 있고요.

 

광섭 씨 또한 “당사자가 움직여야 차별 문제가 해소된다”며 시, 구 등에 민원을 제기했으며, 이달 초 서울시로부터 유감 표명 및 개선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구체적으로 시는 회사 측에 해당 운전기사에 대한 인사조치, 소속 전 운전기사에 대한 장애인 차별금지 및 장애인 등 승객 승차요령, 친절교육 실시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재발방지 차원에서 전 운수회사에 장애인 승객이 버스 이용 시 불편함이 최소화되도록 장애인 승객 승차요령에 대한 기준 재정비 등을 통보한 상태입니다. 

 

시 관계자는 “이 씨의 민원제기 이후 회사별로 장애인 승객에 대한 매뉴얼이 다 달라서 표준화된 승객 응대 요령을 제작해서 각 운수회사에 배포했다”면서 “내년에는 장애인 승객에 대한 응대 부분도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시는 오는 2025년까지 일반시내버스를 저상버스로 100% 전환할 계획입니다. 

 

서울시가 전 운수회사에 배포한 ‘장애인(휠체어) 승차시 응대 요령’은 ▲운행중 정류장에 장애인 승차 대기 시 승차여부 확인 ▲차내 승객에게 친절하게 장애인 승차 양해를 구함(지연정차 민원방지) ▲정류장 높이 확인 후 저상버스 휠체어 리프트를 작동시킴 ▲리프트가 정상 작동 후에는 하차하여 장애인 승차를 돕는다 ▲장애인 승차 후 휠체어 고정 작업을 진행한다 등 총 크게 7가지 내용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한편, 광섭 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이 같은 저상버스 탑승 문제 해결을 위해 진정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해결해 나갈 겁니다. 아쉬운 점은 매뉴얼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그 매뉴얼을 통해 서울시가 운전기사를 대상으로 총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온 몸으로 투쟁해 만든 장애인 이동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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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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