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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씨의 인생역정, 그리고 두 가지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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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7-22 09:14 조회6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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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씨의 인생역정, 그리고 두 가지 소원

 

김수자, 그녀는 79년생으로 뇌병변 2급 장애인이다. 경남 진주가 고향인 그녀는 세상에 태어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열사병을 앓았다.

 

그녀는 세상에 태어나서 걸어야 할 나이가 되어서도 걷지를 못했다. 그때서야 열병의 후유증이었다는 것을 알고 병원을 찾아가 검진을 받아보니 평생 걷지 못하고 장애로 살아야 하는 뇌병변 장애라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만 들어야 했다.

 

시간을 흘러 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자 그녀의 어머니는 어린 딸 수자씨를 특수학교에 입학시켰다.

 

열심히 재활치료를 하면 걸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으로 매일매일 업어서 등하교를 시키며 수업과 물리치료를 받았다.

 

그런 긴 노력의 결과로 겨우 땅을 짚고 기어 다니던 수자씨는 12년이 지나서야 조금씩 걷기 시작하더니 비록 느리게 그리고 뒤뚱거리기는 했지만 혼자서 걸어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정말로 어머니의 눈물어린 노력과 본인의 의지의 결실이 아닐 수 없다.

 

1998년, 그녀는 고등학교를 졸업 할 수 있었다. 졸업을 했지만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 때, 졸업한 특수학교에서 2년 과정으로 도자기와 원예, 그리고 공예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시 학교에 가서 도자기과 신청을 하고 2년 동안 열심히 배웠다. 그녀는 너무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다. 친구들과 함께 스스로 만든 작품들을 가지고 전시회도 하고 판매를 했더니 반응들이 좋았다.

 

그 덕분으로 진주 KBS-TV에도 출연하게 되었는데 그 후로 길에서나 버스 안에서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분이 참 좋았다고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년 과정을 마치긴 했지만 그것으로 직업을 얻을 수는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집으로 갈 수밖에…….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싫어졌다.

 

“이렇게 시간만 보낼 수 없다. 다시 무엇이든 해야 한다.”

 

2000년, 경기도 광주에 삼육재활원이란 곳이 있다는 소식만 듣고 혼자서 진주에서 무작정 서울 가는 기차를 타고 진주를 떠났다.

 

그때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삼육재활원에서 1년 동안 일상 생활도 하면서 제봉 기술을 배우게 되었다. 

 

기술을 열심히 배웠지만 결국 취업은 하지 못했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녀는 현재 대전에서 살고 있다.

 

그녀는 2011년 가족들의 반대를 무릎 쓰고 보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체험홈에 입주하기 위해서 대전으로 왔다.

 

대전으로 오기까지도 그녀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삼육재활원에서 기술을 배워 취업을 하겠다며 집을 떠났었지만 취업은 하지 못하고 결국 집으로 다시 귀향 후 다시 서울에서 취업하겠다며 친구와 함께 갔다가 5년 동안 모진 고생만 하고 또다시 집으로…….

 

그런 일들의 반복이었으니 가족들의 반대는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무엇도 준비된 것이 없는데 그렇다고 언제까지 새 장안에 갇힌 채 가족들의 보호 속에서만 살아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가족들의 반대를 어기고 체험홈에서 자립생활기술 훈련을 쌓았다. 센터에서 사무보조 일과 복지일자리를 병행했고 그 일로 인하여 적지만 돈을 모았다.

2년 동안 일을 하며 돈을 모으니 자립을 할 때 아파트 보증금과 간단한 생활도구들을 스스로 준비할 수 있었다.

 

그제 서야 당당하게 그녀만의 공간이 만들어졌고 그녀만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그때의 기쁨이나 감격을, 그리고 보문센터 체험홈에 대한 고마움을 그녀는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녀에게는 두 가지 소원이 있다.

 

그녀에게는 진주학교에서부터 사귀었던 남자 친구가 있다. 두 사람은 너무나 사랑하고 있고 그래서 결혼하고 싶은데 그녀의 가족들이 허락을 하지 않아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가족들의 허락을 받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그녀의 첫 번째 소원이다. 그리고 두 번째 소원은 그 동안 배운 실력을 인정받아서 도자기 보조 강사가 되는 것이다.  

 

그녀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기회는 용기 있는 자에게만 찾아온다!'란 의미를 새삼 느끼게 된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쉬지 않고 노력하는 수자씨에게 열매가 꼭 맺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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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안승서  (anss88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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