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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강남스캔들’ 날아다니는 휠체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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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4-22 09:03 조회6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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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강남스캔들’ 날아다니는 휠체어인가

 

휠체어 이동 길 없는데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와현실 상황 반영, 다닐 수 있는 길 마련해 줬으면에이블뉴스

SBS 아침드라마 ‘강남스캔들’은 박혜련 극본 윤류해 연출로 기획의도에 의하면 엄마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철부지 재벌 상속남을 사랑하는 척했던 여자가 그 남자를 진짜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다.

 

엄마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돈이라면 물불가리지 않고 좌충우돌하는 효녀 큰딸이 은소유(신고은 분)다. 작은딸 은소담(해인 분)은 어렸을 때부터 춤과 노래로 아이돌 스타를 꿈꾸고 있었다.

 

아이돌 스타를 꿈꾸던 은소담이 홍백희(방은희 분)의 권유로 미국에서 최서형(이유진 분)의 대리모가 되어 딸 모은별을 낳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은소담이 아이돌 스타 데뷔를 앞두고 있었는데 홍백희(방은희 분)가 대리모 사건을 터뜨렸다. 

 

간암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던 엄마는 작은딸 은소담의 대리모 사건을 알았다. 그러자 은소담은 자살을 결심하고 옥상으로 올라갔는데 은소담을 말리던 엄마가 대신 추락하여 죽고 말았다. (‘간장애인과 의료비’ 에이블뉴스, 2019-02-19 참조) 

 

은소담은 엄마의 수술비를 위해서 홍백희의 권유로 대리모를 했고, 은소유는 최서준(임윤호 분)의 비서를 하는 조건으로 홍백희에게서 엄마의 치료비를 받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모두가 홍백희의 짓이었다. 홍백희의 아들 홍세현(서도영 분)은 은소유와  어렸을 때부터 서로 좋아하던 사이인데 엄마 홍백희가 이를 알고는 아들을 은소유와 떼어놓기 위해 꾸민 계략이었다.

 

홍백희는 아들 홍세현에게서 은소유를 떼어놓을 뿐 아니라, 홍세현을 대기업 사위로 만들어 LX그룹 최진복(임채무 분) 회장에게서 LX그룹을 빼앗아 홍세현에게 줄 계획이었다.

 

은소유는 그런 줄도 모르고 홍백희가 내민 엄마 치료비를 미끼로 최서준 비서로 들어갔다. 홍백희는 자기 아들 홍세현과 떼어놓기 위해서, 은소유를 최서준 비서로 들여보내 최서준의 약혼식을 파토내고 최서준의 아이를 가지라고 했다.

 

은소유가 처음에는 엄마 치료비 때문에 마지못해 최서준의 비서가 되었지만, 엄마는 이미 죽었고, 모두가 아들 홍세현과 떼어 놓으려는 홍백희의 속셈임을 알아차렸다. 동생 은소담의 대리모도 홍백희의 계략임을 알게 되자 홍세현을 멀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마지못해 최서준의 비서가 되었지만, 점점 최서준을 좋아하게 된다. 최서준은 이미 은소유를 좋아하고 있었다.

 

그러자 최서준이 아프기 시작했다. 초기증상은 빈혈과 가끔씩 다리에 마비증상이 왔다. 홍백희는 LX그룹 최진복(임채무 분) 회장이 절대적으로 신임하는 사람으로 회사에서는 고문이었다.

 

홍백희가 알아본 결과 최서준의 병은 ‘알베르 크로커스 증후군’이었다. 그런데 ‘알베르 크로커스 증후군’이라는 병은 없다. ‘강남스캔들’에서 최서준의 병이 처음 나왔을 무렵 인터넷에서는 ‘알베르 크로커스 증후군’으로 떠들썩했다.

 

몇몇 기사에서 ‘알베르 크로커스 증후군’은 실제 없는 병으로, ‘강남스캔들’ 제작진에서 지어낸 가짜 병이라고 했다. 물론 드라마는 픽션이니까 ‘알베르 크로커스 증후군’이라는 가짜 병을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홍백희가 최진복 회장과 최서준을 몰락시키고 LX그룹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알베르 크로커스 증후군’ 같은 가짜 병을 의사와 짜고 만들어 냈을지도 모른다. 홍백희는 최진복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기에 스위스 연구소에 ‘알베르 크로커스 증후군’ 치료제 만드는 것을 지원한다면서 최진복의 금고를 열어 LX그룹 주식을 사들이고 최서준에게는 가짜 약을 주사하기도 했다. 

 

최서준을 좋아하게 된 은소유는 홍백희의 가면을 벗기려고 아들 홍세현에게 홍백희의 가짜 약 등 거짓말을 얘기했으나 홍세현은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해 은소유는 번번이 당하기만 했다.

 

 최진복 회장은 은소유는 믿지 못하면서도 아들 최서준이 좋다고 하니 대를 잇기 위해 은소유에게 아들 하나만 낳아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최서준은 병이 점점 악화되어 다리의 마비증상이 자주 오자 은소유에게 아픈 모습을 보이기 싫다면서 헤어지자고 했다.

 

최서준의 다리에 마비 증상이 온 것을 보고 누나 최서형은 최서준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최서준에게 “이 상태로 보행을 하다 골절을 일으키면 치명적”이라며 휠체어를 권했다.

 

최서형은 "앞으로 얼마나 남았느냐"고 묻자, 의사는 "마비가 시작되면 장담은 못 한다."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다음 날 최서형은 휠체어를 가지고 왔다. 아버지 최진복은 휠체어가 무슨 일이냐며 딸에게 호통을 쳤다.

 

 “최서준이 또 마비가 와서 넘어진다면 위험하다며 의사가 준비하라고 했어요.” 

 

최서형의 그 말에 최진복도 말문이 막혀 어쩔 줄 몰랐다. 

 

최서형은 휠체어를 가지고 동생 최서준을 찾았다. 최서준은 망연자실 침대에 앉아 있었다. 

 

최서형 : “어제 의사가 휠체어를 사용하라고 했잖아.” 

 

최서준은 본의 아니게 은소유와 헤어졌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지만, 자신의 마비증상을 차마 은소유에게 보여줄 수는 없었다. 

 

최서준에게 휠체어를 권하는 최서형. 은소유는 만감이 교차했다. 엄마가 아팠을 때 최서준은 엄마를 업고 뛰기도 했었는데……. 

 

은소유는 짐을 챙겨 최서준의 집으로 갔다. 은소유는 간병인이라도 좋다고 했다. 최서준이 처음에는 은소유를 안 만나겠다고 했으나, 보고 싶은 마음에 거절하지 못해 문을 열려고 다가가는데 마비가 오는 바람에 방문을 잠그고 말았다. 은소유에게 마비증상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최서준 : “은소유가 방문 밖에 있는데 은소유 좀 데려가 줘, 은소유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최서준은 예전부터 친분이 있는 홍세현에게 전화를 걸어 은소유를 데려가 달라고 애원했다.  

 

홍세현이 달려왔다. 최서준의 방 밖에 있는 은소유에게 돌아가자고 했다. 

 

은소유 : “안 돼, 이 방문을 열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홍세현은 그만 돌아가자고 은소유를 달래었다.

 

홍세현 : “서준이에게도 자기 병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거야.” 

 

그 말에 은소유도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돌아섰다. 

 

은소유가 떠나고 난 뒤 최서준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다. 기사가 와서 최서준을 휠체어에 태워 병원으로 데려갔다. 병원 진료를 마친 최서준은 혼자 해 보겠다며 혼자서 휠체어를 밀고 나갔다. 그때 저만치 걸어오는 은소유와 마주쳤다. 그 후부터 최서준은 휠체어에 앉아서 생활했다.

 

‘강남스캔들’은 이제 100회를 넘어 종방에 이르렀는데, 드라마 막바지에 휠체어가 등장한 것이다.

 

‘강남스캔들’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침 출근시간에 그냥 틀어놓는 방송인데, 휠체어가 나오는 99회를 보면서 필자가 놀란 것은 “최서준 방은 이층이었는데?”였다. 

 

휠체어 모습을 캡처하려고 인터넷에서 ‘강남스캔들’을 찾았다. 드라마 소개 아래에 네이버TV가 나온다. ‘네이버TV’를 클릭하면 화면 오른쪽에 드라마 동영상이 나오는데 15초 광고를 보고 2분 정도의 드라마가 나온다. 대부분의 드라마는 여기서 캡처를 하는데, 99회를 다 훑어봐도 휠체어가 나오는 장면은 어디에도 없었다.

 

하는 수없이 ‘강남스캔들’ 홈페이지를 찾았다. 홈페이지로 들어가면 그 회차를 ‘다시보기’로 볼 수 있으니까. 무료로 ‘다시보기’는 ‘네이버TV’와 같은 내용이라 의미가 없고 전체를 다 보려고 하니 월정액이 5,500원이었다. 

 

어떤 방송은 로그인만 하면 ‘다시보기’를 할 수 있고, 또 어떤 방송은 ‘단건’ 24시간 이용은 1,650원인데 5,500원을 내고 휠체어 사진을 캡처하기는 좀 억울했다. 그래서 재방송을 살펴보니 SBS plus에서 재방송을 하고 있어 시간을 맞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무튼 최서준의 병세가 악화되어 휠체어를 사용해야 할 정도라면 제일 먼저 할 일은 최서준을 일층으로 옮기는 일이다. 그럼에도 최서준의 방은 이층에 그대로 둔 체, 누나 최서형은 최서준을 위해서 휠체어를 가져왔고, 그 휠체어를 이층 최서준의 방에다 가져다 놓았다.

 

휠체어를 누가 이층으로 옮겼을까. 휠체어를 최서준의 방으로 옮기는 것은 빈 휠체어라 그래도 약간의 힘만 있다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최서준이 휠체어에 앉아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은소유가 가고 난 후 기사는 휠체어에 타고 있는 최서준을 병원으로 데려가는데, 기사 혼자 이층에 있는 최서준을 일층으로 옮기기는 무리다. 

 

아니면 빈 휠체어를 먼저 일층 거실로 내려다 놓고, 다리에 마비가 온 최서준을 기사가 업고 이층에서 내려와 휠체어에 앉힐 수는 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기사가 최서준을 휠체어에 앉히고 그대로 휠체어를 밀고 나갔다. 방문 앞이 바로 계단인데 저 계단을 어떻게 올라가고 또 내려갈 것인가. 정말 휠체어가 날아서 내려오기라고 한단 말인가.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이다. 

 

더구나 최서준이 사는 집은 대문 입구부터 높은 턱이고, 현관문까지도 계단이었다. 그런데다 최서준의 방은 이층에 있고, 이층에 올라가서도 최서준의 방 앞에는 두 개의 계단이 있었다. 그런 계단이 왜 필요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강남스탠들’이 회차를 맞추기 위해 비슷한 내용을 무리하게 설정하는 것 같아, 시청자들은 답답하다며 원성이 자자하다. 차라리 그럴 바엔 이층에 있는 최서준이 휠체어에 앉아서 이층을 내려오는 모습이며, 대문을 나서는 모습 등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었더라면 좀 더 리얼하지 않았을까.

 

오래전 어떤 장애인은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이 없어서 ‘장애인은 밥 먹을 곳도 없다’는 유서를 써놓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물론 요즘은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이 더러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휠체어를 사용하려면 곳곳이 턱이고 장애물이라 휠체어를 사용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한 번쯤 느껴보는 것도 편의시설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언젠가 다른 드라마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저 휠체어는 이층 계단을 어떻게 올라왔을까?” 했을 때, “할머니는 그것도 몰라요? 방송국 사람들이 갖다 놓았잖아요!”라고 말하는 손자의 대답에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강남스캔들’은 드라마다. 드라마는 픽션이므로 세상에 있지도 않은 ‘알베르 크로커스 증후군’  

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가짜 병을 만들어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다.  

 

‘강남스캔들’ 종방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동안 ‘알베르 크로커스 증후군’이라는 이상한 병으로 최서준을 죽일지, 아니면 어떤 기적 같은 치료약이 나올지, 그것도 아니면 처음부터 없는 가짜 병이므로 진단을 잘못했다고 최서준이 털고 일어날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강남스캔들’이 아무리 픽션이라고 해도,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은 있어야 한다. ‘강남스캔들’이 픽션이라고 해서 휠체어가 날아다니는 신통력을 부리는 판타지 만화는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편의시설의 세부기준)에 의하면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턱의 높이는 2cm 이내여야 한다. 

 

당부하건대 공공성에 근간을 두고 방송되어야 하는 대중 드라마에 휠체어가 등장한다면, 휠체어가 날아다니는 기능이 아니라면, 제발 현실 상황을 반영하여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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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기자  (gktkr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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