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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장애인 부부 “아이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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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5-13 09:31 조회8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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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장애인 부부 “아이는 그림의 떡”

 

수급자 부부 2만1382가구, 75%가 ‘무자녀’모부성권 미비, “정부의 세심한 대책 필요”에이블뉴스,

부부 모두 등록 장애인이자, 저소득인 장애인 가구가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은 ‘그림의 떡’입니다. 법적으로 부모가 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지만, 제도가 미비해 부모가 될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정명숙(43세, 지체1급), 최상민(44세, 뇌병변2급) 부부는 컴퓨터 수리를 해주다가 눈이 맞아 연인이 된 후, 6개월 만인 2013년 혼인신고, 2015년 결혼식을 올린 6년차 부부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정 씨 부부의 수입은 장애인연금, 생계급여 등 총 190여만 원 정도인데, 병원, 임대비 등 생활비를 지출하고 나면, 5만원밖에 남지 않습니다. 정 씨는 “아이를 낳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2년도 전국 결혼·출산 동향 및 출산력·가족 보건복지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자녀 1인당 총 양육비는 3억896만원, 월 양육비는 118만9000원입니다. 대학교를 다니는 기간을 빼더라도 자녀 한명을 키우는 데 2억3000만원이 듭니다. 

 

이처럼 ‘억’소리 나는 양육비를 정 씨 부부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아기를 낳고 싶어도 경제적 이유 때문에 어렵습니다. 또 나중에 아이가 커서 배우는 단계에 부모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을까 봐도 문제고, 혹시나 유전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모‧부성권 보장을 위해 국가 지원이 이뤄진다면 낳고 싶어요.”

 

정 씨 부부의 사정은 남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부부 모두 수급자인 장애인 가구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이 자녀가 없기 때문입니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이 사회보장정보원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등 저소득 장애인 부부는 2018년 기준 전국 2만1382가구입니다. 

 

2013~2018년 연도별, 시도별 장애인 부부 기초수급자(차상위 포함) 가구 현황.ⓒ김승희의원실 제공 연도별로 보면, 2013년 2만5314가구, 2014년 2만2781가구, 2015년 2만2287가구, 2016년 2만1906가구, 2017년 2만1361가구 등입니다.

 

지난해 기준 시도별로 보면 경기가 3183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서울 2719가구, 전남 1884가구, 전북 1835가구, 부산 1353가구 등입니다. 세종의 경우 66가구로 가장 적습니다.

 

장애 유형별로 보면, 가구주의 경우 지체장애가 8851가구로 가장 많고요. 이어 청각장애 3996가구, 지적장애 2482가구, 뇌병변장애 2043가구, 시각장애 1991가구 등입니다. 반면, 자폐성장애 가구주는 한명도 없었습니다. 

 

또 이들 가구 75%인 1만6006가구가 자녀가 없었으며, 나머지 25%인 5376가구만이 장애 또는 비장애 자녀를 두고 있었습니다. 

 

지난 2016년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5개 단체가 장애인 모부성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돌잡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에이블뉴스DB  왜 저소득 장애인 부부 가구에 무자녀가 많을까요? 

 

장애여성권리쟁취연대 박지주 대표는 “중증장애여성의 경우 아이를 양육하기도 힘든 신체적 어려움과 더불어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서 “실제로 아이를 낳은 저소득 장애인 부부가 아동보호소에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장애아를 낳을 확률은 같지만, 혹시나 자신의 장애가 유전될까하는 두려움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저소득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 등 현실적 문제가 더 큽니다. 내가 팔다리를 못 쓰는 뇌병변장애인인데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달랠 것인가. 그러다보니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겁니다.”

 

박 대표는 “정책적 지원이 된다면 저소득 장애인 부부도 당연히 아이를 가질 것”이라며 장애인 모‧부성권 지원이 시급하다고 했습니다. 

 

현재 자녀를 둔 장애부모가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 서비스는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 서비스’인데요. 만 3개월 이상 만 12세 이하의 아동을 둔 가정 등에 아이돌보미가 직접 방문해 아동을 안전하게 돌봐주는 양육지원제도입니다.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필요한 만큼 돌보는 시간제(일반형, 종합형) 서비스와 기관연계 서비스, 질병감염아동지원 서비스로 나뉩니다.

 

이중 시간제 종합형 서비스를 살펴보면, 장애부모는 양육공백이 발생하는 가정에 포함, 연간 720시간 내에서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요. 실상 하루 2시간밖에 되지 않죠.

 

과도한 본인부담금도 문제입니다. 서비스 이용요금은 시간당 1만2550원인데요. 4인 가족 기준 중위소득 346만 원 이하인 저소득 가구의 경우 2012년 1월 1일 출생아동은 약 35%인 시간당 4347원, 그 이전 출생아동은 약 42%인 5312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만약 10세의 아동을 키울 경우, 월 31만8720원. 야간 또는 공휴일 시 가산금까지 합하면 40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생계비와 장애인연금으로 생활하는 기초수급자 부부는 엄두가 나지 않는 수준입니다.

 

박 대표는 “시간제의 경우 돌봄 시간도 하루 2시간에 불과해 장애인 부부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며, 저소득의 경우 자부담이 너무 높아 폐지돼야 한다”면서 “장애여성 특수성을 반영해 임신, 출산, 보육, 양육 등 재생산권 과정에 부합하는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8일 장애여성권리쟁취연대 소속 회원들이 보육정책에서 장애인 부모를 소외했다며 정부당국을 규탄하고 있다.박 대표가 속한 장애여성인권연대 등 6개 시민단체는 지난 8일 이 같은 장애여성 특수성을 반영한 양육서비스를 제공하라며 100인 서명운동을 선포한 상태입니다. 

 

“저소득 장애인 부부의 수가 적지 않음에도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은 삶이 그만큼 퍽퍽해서입니다. 양육에 대한 국가 지원은 당연히 이뤄져야 합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990년부터 3년마다 장애인실태조사를 통해 장애인의 장애특성, 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영역의 생활실태 등을 파악, 장‧단기 장애인복지정책의 수립‧시행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자녀여부 및 출산‧양육 문제 등에 대한 내용이 있지만, 전체 장애인으로 맞춰지다보니, 저소득 장애인 부부와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지난해 발표된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장애인 기혼자 96.4%가 “자녀가 있다”고 응답, 기혼자 대부분이 1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저소득 부부 대부분이 무자녀인 상황과 상반된 결과인건데요.

 

보다 세밀히 저소득 부부에 대한 자녀여부도 파악해 왜 아이를 못 낳고 있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 후, 사각지대에 대한 모‧부성권 정책 실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승희 의원은 “정부가 향후 장애인 실태조사 시 저소득 장애인 부부의 자녀 실태와 양육환경을 반영해 자녀출산과 양육에 있어서, 차별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정부의 세심한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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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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