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배범준의 외침 “대한독립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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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3-04 09:29 조회88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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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배범준의 외침 “대한독립 만세
▲ 3.1절100주년 기념 독립선언서 일부를 필사한 지적장애 첼리스트 배범준. 2019년 3월1일 삼일절 아침이다. 배범준은 3.1 독립 선언서 중 한 문장을 옮겨 적었다. 그리고 큰소리로 읽었다.
일제로부터 독립을 위해 남녀노소, 계층을 막론하고 전민족의 만세운동인 3.1운동이 100주년을 맞았다.
지적장애인 배범준은 유관순누나를 안다. 김구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경교장을 방문하기도 했었다. 한용운의 집을 찾아가기도 했으며, 발렌타인데이에 쵸컬렛은 먹어도 안중근 의사를 생각한다.
워싱턴에 있는 대한제국 영사관에서 아리랑을 연주 했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도 아리랑을 연주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촉구하는 수요 집회에 참여 하여 연주했었다.
지난 1월에는 뜬금없이 병원에 가야한다는 배범준. 요양원에 계신 외할머니께 가자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단어 몇 개를 더 말한다. 도대체 어디를 가자는 건지 추측할 수 있었다.
병원, 연세대, 친할아버지...어릴 적 친할아버지의 입원실과 장례식장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단어는 ‘나비’. 평생을 일본정부와 싸우셨던 일본의 성노예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께 마지막 인사를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길로 연세대학병원 갔었다.
조문을 드리면서 ‘나비’ 뱃지를 받았다. 배범준의 넥타이에 항상 있었던 노란나비는 흰나비가 되었다.
“할머니가 주신거야”
나비 뱃지를 받은 범준군이 김복동 할머님이 하늘나라에 가시면서 주신 새 나비란다.
나는 지금 아들이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 정도는 알고 있다는 것을 자랑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에 ‘모두’가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끄적이는 글이라고는 기껏 해야 할 일을 적는 정도다. 그나마도 그 적은 종이를 어디에 두었는지 금 새 깜깜하게 잊어버리는 내가 ‘칼럼’이라는 것을 쓰고 있다. 글 쓰는 작가를 절대 흉내 낼 수 없는데다가 점점 잃어가는 기억력을 핑계 삼아 글자를 허술하게 나열 해 놓고는 “알아서 이해 해 주세요“라고 요구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정작 하고 싶은 말들은 그저 머리속에서만 맴돌고 정리 되지 않는 내용에 낱말들이 올바른지 검색을 하고 있는 내 자신에 웃음도 나고 짜증도 났다. 뒤죽박죽이다. 한 달 내내 낱말조차 배열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은 3.1절이다. 범준군은 아침부터 태극기를 찾는다. 어릴 적(6살 때)에 그렸던 태극기를 찾으려고 켭켭이 쌓여 있는 짐들을 뒤적인다.
우리나라 태극기 전시회에 갔다가 ‘태극기 그리기’ 대회에 우연히 참여 했었는데 건곤감리[乾坤坎離]를 정확하게 그려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 때 그렸던 태극기를 찾는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태극기의 역사를 정리한 자료들도 찾는다.
“어린 아이들도 대한 독립 만세~~ 했어요.”
배범준(지적장애,23세)은 깊이 알지 못해도, 넓게 이해하지 못해도
사람으로서 소중한 것에 대해서 느끼고 있다.
배우고 싶어 하고, 알게 된 것들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는 그들이 있어 오늘이 있다. 그들의 희생으로 여기에 살고 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우리의 조상들은 이제 누군가의 희생으로 또는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는 내일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배범준군이 손가락에 힘을 주어 글씨를 쓴다. 태극기도 그렸다.
“3.1 독립선언서
세계 만국에 알려 인류 평등에 큰 도의를 분명히 하는 바이며, 이로써
자손만대에 깨우쳐 일러 민족의 독자적 생존에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려 가지게 하는 바이다"
3.1 독립선언문의 일부를 진지하게 낭송 하고 마지막에 큰소리로 외친다.
“대한독립만세!”
우리는 집에 있다.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23세 청년 배범준은 쩌렁쩌렁하게 외치는 소리를 무서워한다.
6살 때부터 태극기를 올바르게 그릴 줄 알고 태극기를 사랑하는 그는 화창한 오늘 광장에 나가서 삼일절 100주년을 기념 하기 위한 인파속에 있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하루종일 방에 있다.그래도 삼일절의 의미를 알고 있다.
어느 날이 되면 깊은 존경의 외침과 정의로운 외침은 희망을 향한 권리이기에 무섭거나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겠지요? 그 때는 청년 배범준도 삼일절 기념일에 광장에서 함께 외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만세~~~~!”
지적장애인 배범준의 하루 일상을 소개 하고 응원 받고 싶어서 용기를 냈지만 칼럼을 써 본적이 없던 제가 잘 쓰고 싶은 마음이 더해질수록 뒷걸음질을 하거나 컴퓨터 화면 앞에 넋 놓고 있었습니다.
지적장애인의 청년 배범준의 일상에 대한 관심과 응원을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3살 지능이지만 자신은 멋진 청년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첼로에 대한 열정 가득합니다.
정신 없는 하루일과 속에 짬 시간 수다 같은 글이었음에도 응원을 주셔서 다시한번 용기를 내어 봅니다.
사랑하는 첼로와 평화를 연주하는 미소천사 첼리스트 배범준의 “헬로 스마일~” 알콩달콩 하루 일기에 관심과 응원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랑하는 첼로와 평화를 연주하는 배범준 母 김태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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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태영 (project-hi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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