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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위한 앱 ‘오쿠루스’를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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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4-05 08:50 조회1,1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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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위한 앱 ‘오쿠루스’를 살리자

사주는 곳 없어 사장 위기…전국 편의시설 정보 수집·관리 가능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4-04 14:13:06
오큘러스(oculus)는 그리스어로 ‘눈’이라는 말이다. 요즘 오큘러스라는 앱들이 여럿 보이는데, 주로 가상현실로 보는 앱이나 3D 기어 장비에 이러한 이름을 붙이는 듯하다. 그런데 시각장애인 앱 중에 오쿠루스가 있다.

오쿠루스는 2014년 당시 대구대에 재학 중인 멀티미디어공학전공 3년 이경민(여·현재 26세) 씨가 개발한 앱이다. 이 씨는 대학생이면 전국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구대 스마트창작터에서 주최한 잡이노베이션 공모전에 출품하여 상을 받았다.

그리고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이 높아 개발 지원이 없이는 개발 자체가 어려워 대구대 스마터창작터에서 많은 지원을 해 주었다. 이 씨는 1인 기업으로 대학생 창업을 하여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다.

스마트창작터는 당시 8개 예비 창업팀을 꾸려 앱 개발 기본교육을 실시하고, 창업 인큐베이터 연구실도 제공했다. 그리고 책임 맨토제를 실시하였고, 중기청과 협의하여 창업에 필요한 자금도 지원받게 하였다.

당시 스마트창작터 정규만 센터장은 스마트 앱 개발은 창업 성공이 매우 높지만 지원이 부족하여 버려지는 아이템과 기술이 많다며 창업에 성공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오쿠루스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음성으로 원하는 곳을 안내해 주는 일종의 시각장애인용 네비게이션 앱으로 설계되었다.

이 앱은 스마트폰에 내재된 카메라로 황색으로 표시된 점자 유도블록을 인식해 음성으로 안내함으로써 시각장애인들이 장애물 등을 피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비장애인들이 점자 유도블록이 파손된 부분을 신고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그런데 개발 도중에 이 계획은 수정되었다. 황색 점자블록을 인지하여 음성으로 안내를 받으며 보행을 하는 기능은 실현 기술도 어렵거니와 실효성도 적어 보였다. 점자블록은 흰지팡이나 발로 느끼는 것이지 카메라로 인지해서 따라가는 용도가 아니다.

그래서 점자블록의 파손 신고 앱으로만 개발하도록 기능을 변경하였다. 오쿠루스 앱을 실행하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작동되어 촬영을 하게 된다. 시각장애인이 눈이 보이지 않는데 촬영이 가능할까? 이런 질문이 염려되어 시각장애인이 아닌 비장애인이 촬영을 하는 것으로 했다.

길을 가다가 잘못되거나 파손된 점자블록을 발견하면 이 앱으로 촬영을 하여 전송을 하게 된다. 그러면 그 정보는 GPS상의 지도주소와 함께 서버에 업로드된다.

서버 관리자는 이 정보를 수집하여 도로공사나 편의시설 담당자에게 연결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다른 시각장애인이 보행을 하다가 해당 건물 주변에 다다르면 주의하라고 스마트폰을 통해 음성으로 알려줄 수도 있다.

비장애인만이 촬영을 할 수 있을까? 시각장애인도 길을 가다가 파손된 점자블록을 발견하면 앱만 실행하면 얼마든지 촬영이 가능하다. 그리고 시각장애인이라고 하여 모두가 전혀 시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앱 개발은 서버를 구축하고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과 앱에서 촬영을 하면 서버로 주소와 함께 자동 전송되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그런데 이 씨는 장애인계나 복지행정에는 잘 몰랐다. 앱 개발에만 전문성이 있는 학생이었다.

이 씨는 이러한 공공성을 가진 매우 유용한 앱은 개발을 하면 지자체가 구입해 주리라 생각했다. 파손된 곳을 쉽게 알 수 있고, 지자체 관리자가 시각장애인을 위해 편의시설 관리를 잘 할 수 있는 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지자체도 이 앱과 서버 사용권을 구입해 주지 않았다. 이유는 그러한 관리 인력이 지자체에는 없어서다. 그리고 파손된 것을 즉시 신고를 해 오면 일만 늘어날 뿐이다. 도로나 건물의 파손된 점자블록을 고치도록 할 권한도 애매하다.

아직 개발하지 못한 부분은 시각장애인이 파손된 점자블록에 접근하면 파손된 곳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안내를 해 주는 기능이다.

이 씨는 현재 한양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곧 졸업을 하면 기업에 취업할 생각이다. 그래서 ‘애피타이저’라는 개인 기업은 폐업신고를 했다.

공공성이 있으나 수익성이 없어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도 연구비 지원만으로는 부족하였고, 제품화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신도 생업이 중요했다.

스마트 스마트창작소의 좋은 아이템도 기술의 사장을 방지하고 육성하겠다는 소신도, 창업을 성공시키겠다는 노력도 시동만 걸고 주행은 책임지지 못하였다.

이 앱은 현재 촬영을 하면 서버로 전송은 된다. 서버는 그대로 살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 뿐 아무도 관리하거나 운영하지는 않고 있다.

개발자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창업을 포기하는 마당에 그 기술을 사장시키지 말고 살려보기를 권했다. 이 씨는 수익모델을 너무 순진하게 생각했었다며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이 앱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곳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편의시설센터 뿐이다. 시각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 파손된 편의시설이나 잘못된 편의시설을 보면 신고를 하게 하고, 무장애 공간을 위해 개선되도록 활동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장애인주차장 단속 앱과 유사한 기능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굳이 점자블록에 제한할 필요도 없다. 정보가 쌓이면 전국 전수 편의시설 정보가 모아질 것이다. 현재 어디에도 그러한 편의시설을 전수 관리하는 곳은 없다.

앱의 기능을 향상시켜 좀 더 개발한다면 파손된 시설만이 아니라 공사 중인 지역을 사전에 시각장애인에게 알려주어 안전보행을 하도록 할 수도 있고, 편의시설 음성안내 앱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

지체장애인이라면 지도와 함께 편의시설이 표시된 안내 정보 앱이 필요하겠지만, 시각장애인이라면 GPS를 이용하여 주변의 점자블록 등을 음성으로 안내받을 수 있을 것이고, 잘못된 곳은 전국의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 앱 개발비 일부와 편의센터 운영비를 보조해 준다면 더욱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또 하나의 애써 만든 좋은 기술이 사장되기 직전이다. 희소식 신문기사는 있으나 열매는 없는 희망 고문은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보이스아이에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 기술을 지원하여 시각장애인편의센터 앱을 만들어 제품의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여 약품과 물품을 식별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도록 한 것처럼 다시 기술을 살리도록 서로 협력하는 것이 요구된다.

인구감소의 해결책은 다산만이 아니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명을 국가가 보장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새로이 장애인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사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깝게 버려지는 기술을 살려서 의미 있게 활용되도록 하는 것 역시 국가와 장애인단체가 힘 기울여야 할 부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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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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