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정말 살아 숨 쉬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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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5-11 08:45 조회93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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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정말 살아 숨 쉬고 있습니까?
영화 ‘달링’이 던지는 물음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5-10 16:18:36
영화 하나 보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상영관 찾기도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설령 찾더라도 특별한 은총이나 베푸는 양 하루 딱 한 번, 그것도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상영하는 바람에 도통 나와는 인연이 닿지 않는 ‘하늘의 별 따기’ 만큼 보기 어려운 영화였다.
관객의 선택권보다 메이저 영화사나 배급사가 그 선택을 강요하는 모양새인 우리나라 상영관 문제에 대해서는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이 영화를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정도만 짧게 언급하고 패스... 암튼, 너무도 힘들고 어렵게 본 영화 ‘달링’. 지금도 누군가는 그렇게 힘들고서야 만나는 ‘은총’을 누리고 있으려나.
그저 그런 멜로 영화겠지... 이 영화의 포스터와 제목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짐작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더 기대하지 않고 찾아보지 않으니 이른 아침과 늦은 밤으로 상영시간이 밀려난 건 아닌지. 정말 그런 거라면 참 억울한 영화다.
결코 제목처럼 그렇게 말랑말랑한 멜로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역시 스티븐 호킹의 삶을 다룬 영화 ‘사랑에 관한 모든 것’처럼 제목이 잘못 달린 영화다. 아마 이유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을 부각시키려는 장삿속... 그러나 이 영화는 결코 그렇게 말랑하게만 보고 넘겨 버리는 영화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관객의 선택권보다 메이저 영화사나 배급사가 그 선택을 강요하는 모양새인 우리나라 상영관 문제에 대해서는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이 영화를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정도만 짧게 언급하고 패스... 암튼, 너무도 힘들고 어렵게 본 영화 ‘달링’. 지금도 누군가는 그렇게 힘들고서야 만나는 ‘은총’을 누리고 있으려나.
그저 그런 멜로 영화겠지... 이 영화의 포스터와 제목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짐작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더 기대하지 않고 찾아보지 않으니 이른 아침과 늦은 밤으로 상영시간이 밀려난 건 아닌지. 정말 그런 거라면 참 억울한 영화다.
결코 제목처럼 그렇게 말랑말랑한 멜로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역시 스티븐 호킹의 삶을 다룬 영화 ‘사랑에 관한 모든 것’처럼 제목이 잘못 달린 영화다. 아마 이유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을 부각시키려는 장삿속... 그러나 이 영화는 결코 그렇게 말랑하게만 보고 넘겨 버리는 영화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영화의 원제목은 ‘Breath’, ‘숨’이다. 숨... 우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이 순간, 우리는 정말 살아 있는가, 정말 살아 있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영화다. 만약, 이 영화의 한국어 제목을 달 때 장애 당사자에게 이 영화의 제목을 물었다면 결코 그런 제목을 달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철저히 비장애인이 비장애인의 시각으로 해석했기 때문에 이런 당치도 않은 제목을 단 것은 아닌지... 그런 제목을 단 배급사의 취지에 부합하듯 영화 본 이들의 몇몇 후기를 보니 ‘멀쩡한 사람으로서 부끄럽다’ 식의 후기가 달려 실소가 나왔다.
멀쩡한 사람들더러 왜 열심히 안 사느냐고 채근하기 위한 영화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신마비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떠나지 않은 비장애인 아내의 ‘대단한 사랑’을 그린 영화도 아닌, ‘진정으로 살아 있기를’ 바랐던 한 남자의 고군분투가 담긴 영화다.
그 남자는 바로 주인공 로빈. 1950년대, 케냐에서 차를 들여와 판매하는 중개무역을 하던 로빈은 사랑하는 여인 다이애나를 만나서 결혼도 하고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며 달콤한 신혼에 빠져 있던 평범한 남자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폴리오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그로 인해 온몸이 마비돼 숨조차 혼자서는 쉬지 못하고 기계에 의지한 채 숨을 연명하게 된다.
의사에게 있어 로빈은 그저 기계에 의지해서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중환자’일 뿐이다. 매일 아침 간호사가 와서 호흡기를 체크하고 호스에 낀 가래를 제거해 주고 몸을 닦아 주는 환자로서의 일상 이외에 가끔 찾아오는 아내와 친구들의 걱정스런 눈빛을 받아내는 일이 전부다. 기계적인 ‘숨’만 붙어 있을 뿐 모든 게 멈춰 버린 절망 속에서 로빈은 외친다. 제발 나를 죽여 달라고...
그럴 때, 로빈의 바로 그 ‘달링’, 그의 아내 다이애나가 큰 결단을 내린다. 남편을 병원이 아닌, 집으로 데리고 가는 것. 그러나 주치의는 결코 그것을 허락지 않는다. 병원을 벗어나 혹시나 위급한 상황이라도 발생한다면 로빈은 죽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로빈도 다이애나도 기계적인 생명을 연명하는 중환자로서의 삶보다 설령 위험하더라도 환자가 아닌 사람으로 살기를 고집한다. 결국 그에 동조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병원을 탈출! 이제부터 환자가 아닌 로빈의 새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멀쩡한 사람들더러 왜 열심히 안 사느냐고 채근하기 위한 영화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신마비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떠나지 않은 비장애인 아내의 ‘대단한 사랑’을 그린 영화도 아닌, ‘진정으로 살아 있기를’ 바랐던 한 남자의 고군분투가 담긴 영화다.
그 남자는 바로 주인공 로빈. 1950년대, 케냐에서 차를 들여와 판매하는 중개무역을 하던 로빈은 사랑하는 여인 다이애나를 만나서 결혼도 하고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며 달콤한 신혼에 빠져 있던 평범한 남자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폴리오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그로 인해 온몸이 마비돼 숨조차 혼자서는 쉬지 못하고 기계에 의지한 채 숨을 연명하게 된다.
의사에게 있어 로빈은 그저 기계에 의지해서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중환자’일 뿐이다. 매일 아침 간호사가 와서 호흡기를 체크하고 호스에 낀 가래를 제거해 주고 몸을 닦아 주는 환자로서의 일상 이외에 가끔 찾아오는 아내와 친구들의 걱정스런 눈빛을 받아내는 일이 전부다. 기계적인 ‘숨’만 붙어 있을 뿐 모든 게 멈춰 버린 절망 속에서 로빈은 외친다. 제발 나를 죽여 달라고...
그럴 때, 로빈의 바로 그 ‘달링’, 그의 아내 다이애나가 큰 결단을 내린다. 남편을 병원이 아닌, 집으로 데리고 가는 것. 그러나 주치의는 결코 그것을 허락지 않는다. 병원을 벗어나 혹시나 위급한 상황이라도 발생한다면 로빈은 죽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로빈도 다이애나도 기계적인 생명을 연명하는 중환자로서의 삶보다 설령 위험하더라도 환자가 아닌 사람으로 살기를 고집한다. 결국 그에 동조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병원을 탈출! 이제부터 환자가 아닌 로빈의 새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가끔은 위급한 상황도 겪는다. 그러나 그것을 이기는 안도와 기쁨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죽여 달라고 외치던 로빈의 입가에 비로소 웃음이 깃들게 된다. 아들 ‘조나단’이 자라나는 소소한 기쁨들이 있고 때때로 찾아와 그를 웃게 하는 친구들 덕분에 충만한 관계의 기쁨도 누린다. 떠들썩하게 웃고 사랑하고 관계 맺으며 이제 로빈은 단순히 ‘숨 쉬고’ 있는 것이 아닌 비로소 ‘살아 있는’ 사람이 된다.
살며 겪는 불편함들을 나누니 친구들로부터 좋은 아이디어들도 속속 등장한다. 머리만 움직일 수 있는 로빈에게 머리만 살짝 움직이면 칠 수 있는 종을 달아주고 침대 채 들고 밖으로 이동하다가 호흡기를 달아 자가 충전하며 이동할 수 있는 휠체어도 고안해 낸다.
그런 쓸만하고 멋진 아이디어들은 진심으로 로빈을 생각하는 친구들이 로빈의 불편을 직접 목격하면서 만들어졌다. 휠체어가 생기자 로빈의 욕구는 침대에서 더 먼 밖으로 커져간다. 그랬더니 또 덜컥 그의 앞에 휠체어를 실을 수 있도록 개조된 자동차가 등장한다. 그렇게 그는 침대를 나와 집 밖으로, 집 밖을 나와 전국 곳곳으로... 더 먼 곳에 대한 바람이 커지니 이젠 개조된 비행기를 타고 외국까지 반경을 넓혀 나간다. 그야말로 이동권의 확장이다.
그가 가고 싶어 하던 나라 스페인에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는 내겐 가장 멋진 장면으로 남았다. 스페인에 도착해 차를 타고 달리다가 친구의 실수로 호흡기가 고장나 버린다.
호흡기를 고치러 누군가 오기까지는 꼬박 하루가 걸리는 난감한 상황. 아내 다이애나와 아들 조나단이 번갈아 가며 수동으로 앰부를 펌핑하며 버티는 그 상황에서도 지나가던 스페인 사람들과 밤새도록 모닥불 가에 앉아 노래하고 춤추며 떠들썩한 파티로 만들어 버리는 그 장면은 ‘살아 있음’에 대한 순전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살며 겪는 불편함들을 나누니 친구들로부터 좋은 아이디어들도 속속 등장한다. 머리만 움직일 수 있는 로빈에게 머리만 살짝 움직이면 칠 수 있는 종을 달아주고 침대 채 들고 밖으로 이동하다가 호흡기를 달아 자가 충전하며 이동할 수 있는 휠체어도 고안해 낸다.
그런 쓸만하고 멋진 아이디어들은 진심으로 로빈을 생각하는 친구들이 로빈의 불편을 직접 목격하면서 만들어졌다. 휠체어가 생기자 로빈의 욕구는 침대에서 더 먼 밖으로 커져간다. 그랬더니 또 덜컥 그의 앞에 휠체어를 실을 수 있도록 개조된 자동차가 등장한다. 그렇게 그는 침대를 나와 집 밖으로, 집 밖을 나와 전국 곳곳으로... 더 먼 곳에 대한 바람이 커지니 이젠 개조된 비행기를 타고 외국까지 반경을 넓혀 나간다. 그야말로 이동권의 확장이다.
그가 가고 싶어 하던 나라 스페인에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는 내겐 가장 멋진 장면으로 남았다. 스페인에 도착해 차를 타고 달리다가 친구의 실수로 호흡기가 고장나 버린다.
호흡기를 고치러 누군가 오기까지는 꼬박 하루가 걸리는 난감한 상황. 아내 다이애나와 아들 조나단이 번갈아 가며 수동으로 앰부를 펌핑하며 버티는 그 상황에서도 지나가던 스페인 사람들과 밤새도록 모닥불 가에 앉아 노래하고 춤추며 떠들썩한 파티로 만들어 버리는 그 장면은 ‘살아 있음’에 대한 순전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휠체어에 호흡기를 달고 어디든 이동하는 로빈의 모습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장애인단체에 큰 감명과 영감을 주었다. 그래서 특별한 모금과 후원으로 로빈의 휠체어가 어엿한 제품으로 생산되고 그 덕분에 병원에 누워만 있던 중환자들이 침대로부터 나와 휠체어에 앉아 이동할 수 있게 되는 획기적인 변화가 만들어진다.
기계적으로 숨만 쉬던 사람들이 진정한 삶의 현장으로 나올 수 있게 된 ‘혁명’이 로빈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장애인의 이동권과 ‘사람답게 살 권리’를 날 선 투쟁의 모습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연대의 모습으로 따뜻하게 그렸다. 그러면서도 메시지는 투쟁의 구호만큼이나 분명하고 날카롭다.
기계적으로 숨만 쉬던 사람들이 진정한 삶의 현장으로 나올 수 있게 된 ‘혁명’이 로빈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장애인의 이동권과 ‘사람답게 살 권리’를 날 선 투쟁의 모습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연대의 모습으로 따뜻하게 그렸다. 그러면서도 메시지는 투쟁의 구호만큼이나 분명하고 날카롭다.
이 영화의 제작자 ‘조나단 케번디시’는 주인공 로빈 케번디시의 아들이다. 아들이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담아 ‘아버지에게 바치는’ 영화라는 걸 마지막 자막을 보며 알게 된다.
그래서 웬지 더 뭉클해지는 영화... 살아 숨 쉬는 모두 순간, 그저 숨만 쉬는 기계적인 삶이 아니라 삶의 결 한 올 한 올을 매순간 섬세하게 느끼고, 즐기고, 진심으로 소통하며 원하는 것들을 성취해가는 것, 그게 바로 진짜로 ‘살아 있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영화다.
영화가 던지는 진정한 삶에 관한 물음표를 되새기며 살아 숨 쉬고 누리는 진정한 삶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딛는 오늘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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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던지는 진정한 삶에 관한 물음표를 되새기며 살아 숨 쉬고 누리는 진정한 삶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딛는 오늘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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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차미경 (myrodem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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