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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울리는 경기도 특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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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1-31 08:45 조회1,0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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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울리는 경기도 특수교육

통합교육 포기하는 특수교사, 학부모에 배상책임 전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1-30 16:15:12
필자는 서울에서 특수교육을 마친 20대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활동가다. 장애학생들의 교육권리를 위한 옹호활동을 해왔고, 특수교육 현장에서의 갈등해소를 위한 특수교육원 연구에도 참여한 적이 있다.

지난해 말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중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학생의 부모가 학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황급히 상담을 요청하였다.

학부모로부터 민원을 위임받아 해당 학교와 문서를 주고 받으면서 경기도 특수교육의 부끄러운 단면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옹호활동가로서 너무나 화가 나서 며칠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갈등이 생길 때 학부모나 학교가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깊은 성찰이 있기를 바라며 기고를 하게 되었다.

장애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교사와 학교는 장애학생 교육 권리를 존중하고 지원자로서의 자세를 지켜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학부모에게 보낸 배상요구 ‘내용증명

발단은 중학교 특수학급 교실에서 시작되었다. 특수교사가 장애학생과 마찰하는 과정에서 얼굴에 손톱으로 인한 상처를 입었는데, 교사는 피해를 호소하며 곧바로 치료를 위해 휴가를 냈고, 피부재생 치료와 심리치료를 위해 3개월 정도의 장기 병가를 냈다.

임용 3년차인 그 교사는 지난 학기에도 비슷한 경험을 하였고, 학부모로부터 치료비를 배상받았다고 한다. 교사의 병가로 장애학생은 다른 특수교사에게 맡겨졌고, 학교는 교사가 입은 피해와 교권을 다루려고 곧바로 교권보호위원회를 소집하였다.

행동문제를 가진 장애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자주 부닥치는 일이지만, 이런 사안이 발생하면 학부모나 특수교사가 모두 곤혹스럽다.

특수교육법은 이런 과정에서 장애학생의 교육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교육활동 과정에 대한 ‘정당한 절차’ 규정을 두고 있으며, 장애학생을 위한 ‘개별화교육계획’과 개별화교육지원팀을 규정하고 있다.

위 중학교에서 학생의 행동문제와 관련해서 교사는 상처를 입은 후 심리적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보여진다. 이 과정에 교사가 교육활동을 중단할 만큼 심각한 어떤 트라우마를 경험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사안이므로 특수교육법과 학교교육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교사의 지도가 적절했는지, 학생의 특성과 이를 고려한 개별화교육 계획이 올바른지, 교사나 학생이 받은 심리적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 함께 검토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 심각한 갈등이 있다면 학교 측은 갈등을 중재하려는 노력이 기울였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해당 특수교사는 일방적인 피해를 주장하며 병가를 내고 담임을 포기함으로써 장애학생의 교육권리를 무시했고 교사의 교수학급 권리를 함께 포기하는 길을 선택했다.

학교는 교사의 일방적인 주장을 수용하여 장애학생의 ‘공격’으로 외상을 입었다며, 모든 책임을 그 가족에게 전가하는 비교육적이고 비인권적인 대처를 하였다.

학교장이 교권보호위원회 이름으로 학부모에게 보낸 내용증명을 통해 필자는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첫째는 교사가 병가를 내고 학교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학부모에게 배상책임을 먼저 추궁함으로써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적 입장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특수교육법이 정한 ‘개별화교육계획팀’ 회의를 소집하여 학생에 대한 교육을 성찰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특수교육을 포기했다는 사실이다.

민원을 위임받아 확인해보니 특수교사와 학교 측은 500여 만원의 치료비가 발생했다며 그중 상당액을 학부모가 배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아이의 교육권리를 무시하고 학교와 특수교사가 마음대로 담임을 바꾸고,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사안에 대해 내용증명을 보내 학부모에게 백상책임을 강요하는 ‘갑질’을 해댄 것이다.

비교육적인 장애학생 통제, 위법적인 사설 도우미

장애학생 부모의 호소를 듣고서 교장을 면담하여 학생에 대한 개별화교육계획을 확인하였다.

놀랍게도 특수교사가 올린 개별화 교육계획에는 적절한 지원보다는 억압적인 통제를 정당화 하고 있었고 학생의 교육권리 마저 침해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었다. 특수교사의 피해주장과 학교 측의 대처가 정당하지 않다는 사실이 금방 드러났다

○○ 장애학생에 대한  개별화교육계획.ⓒ박인용 에이블포토로 보기 ○○ 장애학생에 대한 개별화교육계획.ⓒ박인용
해당 중학교에는 4개의 특수학급에 20여명의 특수교육 대상자가 있지만, 특수교육 보조원을 한명도 배치하지 않고 있었다.

개별화교육계획에는 해당 학생에게 행동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행동을 지원하는 ‘특수교육 보조원’에 대한 언급이 없이 그저 사회복무요원의 완력을 활용하여 학생을 분리시키는 억압적인 방식을 합의하고 있었다.

옹호활동가인 필자가 짧은 기간에 그 장애학생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지만, 여느 다운증후군 청소년 처럼 수용적이었으며, 다만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강압적인 지시에 민감하여 과잉하여 반응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부모의 보고에 의하면 학생은 가족이나 또래 안에서 공격하는 행동이 없다고 하며, 학교 교실에서 행동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원반에서 수업방해 행동을 보이면 사회복무요원에게 ‘안아서 들고’무조건 특수학급 교실로 분리시키도록 한 개별화교육 계획은 그 학생이 교사와 사회복무 요원에게 반항하며 손을 사용하여 과잉반응을 일으킨 단서가 되기에 충분했다.

더 놀라운 것은 개별화교육계획에 부모로 하여금 사비를 들여 도우미를 고용하여 학교 내에서 장애학생을 지원하도록 하는‘활동보조원’을 공공연히 언급하였고, 실제로 학교에서는 이를 권유하고 있었다. 무상의 공교육 원칙을 천명한 특수교육법을 배반하는 위법적인 발상이다.

통합교육 포기하는 특수교육 현장

부모의 보고에 의하면 담임 특수교사는 특수교육 보조원이나 사회복부요원이 교실에 입실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특수교육보조원을 지원해달라고 학교장에게 요청하지도 않았다.

특수교사는 학생의 통합교육을 포기시키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었고, 자신의 편향적인 판단에 따라 학생에 대한 지원을 포기하고 통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행동문제를 가진 장애학생이 있고 4개의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에 왜 특수교육보조원을 배치하지 않고 있는지 의정부교육청 담당자와 통화하여 확인해보았다.

특수교육보조원이 턱없이 부족하여 보조원이 한명도 없는 특수학급이 절반을 넘는다고 하였다.

의정부시의 경우 관할 46개의 학교에 특수교육보조원이 겨우 30여명에 불과하고, 주로 신체장애학생들을 위한 단순 활동지원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동문제를 가진 장애학생들에게는 보조인력이 부족하여 그저 사회복무요원을 배치하여 완력으로 통제하고 있다면, 이를 특수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가?

특수교육법 21조는 ‘일반학교의 장은 교육과정의 조정, 보조인력의 지원, 학습보조기기의 지원, 교원연수 등을 포함한 통합교육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수교육법 28조는 ‘각급학교의 장은 특수교육대상자를 위하여 보조인력을 제공하여야 한다’고 이를 의무로 규정한다.

보조원을 통해 통합교육을 지원하고 특수교사와 담임교사가 함께 학교장 책임으로 ‘통합교육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지만, 해당 중학교에서는 이런 흔적 조차도 찾아 볼 수 없었다.

2016년 특수교육연차보고서에 의하면 경기도내 특수교육대상자수는 19,583명으로 전국 시도에서 가장 많지만, 배치된 특수교육보조원은 1,082명에 불과하다.

서울시의 경우 특수교육대상자가 12,929명으로 50%가 적지만 보조원은 1,046명으로 경기도와 비슷하다.

게다가 경기도교육청은 특수교육법이 규정한 보조인력 이라는 위치를 넘어 ‘특수교육지도사’라는 명칭을 수용하여, 신분상승 운동에 매몰된 학교비정규직 노조원에 휘둘리며 학교현장의 갈등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기도의 열악한 특수교육 여건은 특수교육보조원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특수교사 비율에서도 나타난다.

기간제 특수교사 비율이 34%로서 전국 최고를 차지하고 있고, 결국 특수교육 대상자 비율이 1.1%(전국 평균 1.3%)에 불과해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많은 부모들이 열악한 특수교육 여건으로 인해 교육을 포기하거나 다른 시도로 이사 가는 서글픈 현실이다.

특수교사 양성제도 쇄신해야

그 즈음 경기도교육감을 지냈던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특수교육 5년 발전계획’을 발표하였다.

22년까지 특수학교 22개교 이상, 특수학급 1,250학급을 신증설해 과밀학급과 원거리 통학문제를 해소함으로써 장애학생의 교육기회를 보장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법정정원의 67%에 불과한 특수교사를 대폭 증원하여 통합교육 지원을 확대하여 중도 장애학생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였다.

서울 강서구에서 일었던 특수학교 설립반대 논란에 대응한 정부의 의지가 읽혀졌지만, 발표 이후 특수교육계의 관심은 그저 특수교사 증원으로 예상되는 임용확대 뿐이었다.

특수교사 임용시험 문제 중복이 당락에 미칠 유불리가 최대의 쟁점이 되고, 교사를 제대로 양성하고 있는지 아무런 관심이 없는 학계와 당국을 바라보며 한없는 허탈감을 느꼈다. 전임 경기도 교육감을 중도에 포기한 현 교육부 장관이 아무리 특수교육 발전을 부르짖어도 그저 신뢰가 가지 않는 이유다.

특수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은 거의 전부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특수교육계는 윤리적인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이 요구하는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장애학생을 대하는 기본적인 교육철학 마저 갖추지 못한 채 임용 3년차 ‘수습교사’의 지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 특수교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임용시험만 통과하면 특수교사로 발령내는 현 양성제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몇 주전 이비에스(EBS) ‘교사의 탄생’ 이란 다큐에서 예비 교사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교사로서 준비되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70% 정도라고 대답하는 것에도 학부모로서 불안감을 느꼈다.

특수교사는 99% 스스로 준비되었다고 확신이 서기 전에는 아이를 맡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임용후 3년간 정교사의 30% 급여를 받으며 부교사 지위에서 다양한 현장을 경험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수습과정을 갖는 독일의 특수교사 양성제도가 다 이유가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장애인 부모들이 초임 특수교사들을 마주하며, 초보운전사가 운전하는 대형 버스에 아이를 태운 느낌을 받는다. 특수교사나 지원인력이 부족하므로 대폭 증원해야 하지만, 현장에 준비된 인력이 양성되어야 한다.

장애학생들을 위한 충분하고 좋은 지원을 위해서라도 특수교육 학계나 교육부는 양성제도의 쇄신을 고민해야 한다.

*이 글은 서울장애인부모연대 박인용 자문위원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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