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 개발도상국에서도 배울 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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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8-16 08:42 조회1,25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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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 개발도상국에서도 배울 점 있다
2000년대 초반 라오스 의과대학 수업 수화과목 필수
청각장애인 환자 만날 수 있기에…“배울 점은 배워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8-14 16:50:52
우리는 스스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면서부터 좀 더 어린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말이나 행동 등에 대하여 가치판단을 자주 하곤 한다. 어른이라는 존재 자체가 좀 더 우월적인 지위를 갖는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더 많은 시간동안 살아오며 좀 더 많은 경험을 하기도 하고 법이나 제도 등에 대해 이해의 폭이 넓은 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이 된 후에도 좀 더 많은 생을 살아온 이들 앞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눅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이 비단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도 이런 현상은 존재한다. 물론 그 기준이 국가의 성립 시기가 아니라 경제력에서부터 국방력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국력이라 일컬어지는 힘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일을 하다보면 선진 기관연수라는 것을 가게 될 때가 있는데 나의 경우 미국이라는 나라에 갔을 때 무언가 위축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반대로 개발도상국을 방문하거나 그 나라 사람들을 만났을 때에는 마치 어른이 아이들을 바라볼 때처럼 이 사람들보다 내가 무언가 우월하고 우리나라가 더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었다.
물론, 장애인복지나 장애인의 삶 등에 대해서도 우리나라가 더 위에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결론 먼저 이야기하자면 크나큰 착각이었다. 어른이 아이들에게 배우는 경우도 있듯 우리의 장애인복지가 오히려 개발도상국의 장애인복지에서 배워야 할 점도 많은 것 같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우리는 ‘세계 최고’, ‘세계 최초’와 같은 표현에 대해 많은 자부심을 느끼곤 한다. 정보통신이나 조선업 등 대한민국이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는 분야들 말고도 우리를 뿌듯하게 할 만한 분야가 있다.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가 그것이다.
요즘은 장애인계와 관련된 기사들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용어가 ODA인데, 한국은 세계 최초로 수원국에서 공여국이 된 나라이다.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바뀌었다는 것 자체가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잘 나타내 주기에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내가 일하고 있는 기관에서도 몇 년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도상국의 장애인들을 위한 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다. 나 역시 이러한 사업에 힘을 보태며 몽골의 재활치료 지원사업과 라오스의 장애인 콜택시 운영사업, 안보건사업 등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몽골이나 라오스에 방문하고 처음 들었던 생각을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어차피 장애인으로 태어날 것이었다면 그나마 대한민국의 장애인으로 태어난게 천만 다행이구나’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그 나라들의 장애인 복지 수준은 열악함 그 자체였다.
경제적 빈곤이야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니 차치하고, 기본적인 편의시설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조차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장애인의 이동과 사회참여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렇다보니 이 나라 사람들을 만날때면 나도 모르게 장애인복지에 대해서만큼은 내가 어른이고 그들이 아이들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한 점도 없지 않았다. 장애인을 위해서는 이게 옳은 것이고 그것은 틀린 것이라는 식의 가치판단을 하기도 했고, 그들을 가르치려 했던 것 같다.
물론 더 많은 시간동안 살아오며 좀 더 많은 경험을 하기도 하고 법이나 제도 등에 대해 이해의 폭이 넓은 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이 된 후에도 좀 더 많은 생을 살아온 이들 앞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눅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이 비단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도 이런 현상은 존재한다. 물론 그 기준이 국가의 성립 시기가 아니라 경제력에서부터 국방력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국력이라 일컬어지는 힘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일을 하다보면 선진 기관연수라는 것을 가게 될 때가 있는데 나의 경우 미국이라는 나라에 갔을 때 무언가 위축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반대로 개발도상국을 방문하거나 그 나라 사람들을 만났을 때에는 마치 어른이 아이들을 바라볼 때처럼 이 사람들보다 내가 무언가 우월하고 우리나라가 더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었다.
물론, 장애인복지나 장애인의 삶 등에 대해서도 우리나라가 더 위에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결론 먼저 이야기하자면 크나큰 착각이었다. 어른이 아이들에게 배우는 경우도 있듯 우리의 장애인복지가 오히려 개발도상국의 장애인복지에서 배워야 할 점도 많은 것 같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우리는 ‘세계 최고’, ‘세계 최초’와 같은 표현에 대해 많은 자부심을 느끼곤 한다. 정보통신이나 조선업 등 대한민국이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는 분야들 말고도 우리를 뿌듯하게 할 만한 분야가 있다.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가 그것이다.
요즘은 장애인계와 관련된 기사들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용어가 ODA인데, 한국은 세계 최초로 수원국에서 공여국이 된 나라이다.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바뀌었다는 것 자체가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잘 나타내 주기에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내가 일하고 있는 기관에서도 몇 년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도상국의 장애인들을 위한 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다. 나 역시 이러한 사업에 힘을 보태며 몽골의 재활치료 지원사업과 라오스의 장애인 콜택시 운영사업, 안보건사업 등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몽골이나 라오스에 방문하고 처음 들었던 생각을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어차피 장애인으로 태어날 것이었다면 그나마 대한민국의 장애인으로 태어난게 천만 다행이구나’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그 나라들의 장애인 복지 수준은 열악함 그 자체였다.
경제적 빈곤이야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니 차치하고, 기본적인 편의시설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조차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장애인의 이동과 사회참여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렇다보니 이 나라 사람들을 만날때면 나도 모르게 장애인복지에 대해서만큼은 내가 어른이고 그들이 아이들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한 점도 없지 않았다. 장애인을 위해서는 이게 옳은 것이고 그것은 틀린 것이라는 식의 가치판단을 하기도 했고, 그들을 가르치려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난 6월 이러한 생각이 크게 바뀌게 되었다. 올해의 라오스 지원사업으로 라오스의 안과 의사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백내장 수술 등 의료기술을 배우기 위한 연수에 참여하였고 이 연수에 참여한 의사들과 저녁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장애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대화가 청각장애와 수화로 까지 이어졌는데 상당히 인상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연수에 참여한 라오스 안과의사들 중, 판야사반 올라이폰(Phanyasabanh Olaiphone)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야기 도중 그가 능숙한 수화솜씨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가 의과대학에 재학 중이던 2000년대 초반 라오스 의과대학에서는 의대생들의 수업 중 수화를 배우는 과목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진료 과정에서 만나는 환자들 중 청각장애인도 있을 수 있기에 수화도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과목이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의과대학의 수화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마치며 올라이폰 선생은 최근 의대의 학제가 서양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이후 수화교육이 필수 과정에서 제외 되어 아쉽다고 했다.
이 이야기에 무언가에 머리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가난한 나라, 우리가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하는 나라, 장애인이 외출하는 것조차 힘든 나라, 그래서 무언가 꼭 가르쳐 주어야만 할 것 같은 나라라고만 생각했던 개발도상국에서 환자들 중 만날 수 있는 장애인들 까지 고려해 의대생들의 교과목에 수화까지 반드시 배우게 하고 있는데 우리는 과연 어떠한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 자체도 힘들 뿐더러 충분히 이들을 위한 배려가 이루어지지도 못해 ‘장애인치과’같은 의료기관까지 따로 설치되는 나라가 우리의 현주소이다. 개발도상국이라고 해서 우리가 이들보다 반드시 나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아울러 우리도 개발도상국에서 배울 점들은 배우고 우리의 장애인복지에 반영한다면 좀 더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리고 서양의 여러 나라들이 개발도상국에서도 배울 점들은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고 이들을 지원했다면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에서 수화교육이 제외되는 것과 같은 학제개편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분명 자신들의 교육제도가 이들보다 우수하다는 생각을 전제로 접근했기에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장애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대화가 청각장애와 수화로 까지 이어졌는데 상당히 인상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연수에 참여한 라오스 안과의사들 중, 판야사반 올라이폰(Phanyasabanh Olaiphone)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야기 도중 그가 능숙한 수화솜씨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가 의과대학에 재학 중이던 2000년대 초반 라오스 의과대학에서는 의대생들의 수업 중 수화를 배우는 과목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진료 과정에서 만나는 환자들 중 청각장애인도 있을 수 있기에 수화도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과목이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의과대학의 수화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마치며 올라이폰 선생은 최근 의대의 학제가 서양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이후 수화교육이 필수 과정에서 제외 되어 아쉽다고 했다.
이 이야기에 무언가에 머리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가난한 나라, 우리가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하는 나라, 장애인이 외출하는 것조차 힘든 나라, 그래서 무언가 꼭 가르쳐 주어야만 할 것 같은 나라라고만 생각했던 개발도상국에서 환자들 중 만날 수 있는 장애인들 까지 고려해 의대생들의 교과목에 수화까지 반드시 배우게 하고 있는데 우리는 과연 어떠한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 자체도 힘들 뿐더러 충분히 이들을 위한 배려가 이루어지지도 못해 ‘장애인치과’같은 의료기관까지 따로 설치되는 나라가 우리의 현주소이다. 개발도상국이라고 해서 우리가 이들보다 반드시 나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아울러 우리도 개발도상국에서 배울 점들은 배우고 우리의 장애인복지에 반영한다면 좀 더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리고 서양의 여러 나라들이 개발도상국에서도 배울 점들은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고 이들을 지원했다면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에서 수화교육이 제외되는 것과 같은 학제개편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분명 자신들의 교육제도가 이들보다 우수하다는 생각을 전제로 접근했기에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다.
공적개발원조와 관련하여 근래에 장애 관련 지원사업들이 각계각층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좀 더 많은 지원들을 위한 노력도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 과정에서 이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들도 많다는 것을 절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지원 과정에서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생각을 가짐으로써 이들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더욱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할 때 비로소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 성장이 가능한 ODA사업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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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조봉래 (jhobong@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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