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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 폐지 속 ‘의사소통권리’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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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12-16 09:58 조회6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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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 폐지 속 ‘의사소통권리’ 부재

 

종합조사표 아동영역만 포함…“삶 전반 필요”“모두를 위한 권리, 각자 소통방식 존중부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가 1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장애인 의사소통권리와 개인별 의사소통서비스 지원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장애등급제 폐지 정책에 ‘의사소통권리’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종합조사표를 보면, 아동영역에만 ‘의사소통하기’ 영역이 있을 뿐, 성인은 ‘전화통화 하기’에 그친 것.

 

의사소통은 한 연령대, 특정 장애유형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권리’로 인식해 사회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목소리로 제기됐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가 1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장애인 의사소통권리와 개인별 의사소통서비스 지원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의사소통권리는 일방적인 자신의 의사 표현이 아닌, 다른 사람과 소통을 통해 의사결정에 자신의 의지가 반영되도록 하는 것으로, 자기선택권·자기결정권의 기본이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속 제9조 접근성, 제21조 의사 및 표현의 자유와 정보접근성 속 의사소통 지원을 근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특정 장애 영역을 대상으로만 해 각기 지원하는 현실이다. 

 

반면,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서는 2010년 전후로 접근성에 기반한 의사소통 지원 법령과 정책을 장기적으로 지원 중이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박지은 활동가는 장애등급제 개편에 따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에 ‘의사소통’ 내용이 제대로 명시돼 있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박 활동가는 “모든 생활영역에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 권리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면서도 “장애등급제 개편의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 보면, 아동 부분에는 ‘의사소통하기’영역이 있지만, 성인의 경우 ‘전화통화 하기’로 명시돼 있다. 의사소통은 한 연령대, 어느 하나의 장애 유형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삶의 전반에서 다뤄져야 할 권리”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종합조사표 항목의 문제점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내고, 고시개정위원회에 목소리를 모아 제안해야 한다”며 “개인의 욕구를 반영한 맞춤형 의사소통지원체계 구축 등 장애인 개인의 의사소통권리를 강력하게 옹호할 수 있는 장애인권리보장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 백정연 대표는 “발달장애인이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적절한 지원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지 발달장애인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면서 사회의 책임과 역할로 의사소통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의사소통에 있어 인지 수준이 낮으니까, 언어적 의사소통이 어려우니까, 중증장애를 가졌으니까 등의 이유로 발달장애인의 생각을 타인이 짐작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알려줘야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발달장애를 규정하는 낮은 지능과 사회적 능력, 부적응 행동이라는 손상을 개별적 차원이 아닌, 사회적 차원에서 고려해 ‘사회적으로 포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이 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발달장애인법을 언급하며, “현재 발달장애인 정보 접근, 의사소통권리와 관련한 유일한 법이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정부 및 지자체에 ‘쉬운 정보’ 의무화를 규정하고 있지만, 벌칙규정이 없어서 공무원도 이 법이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의사소통권리를 장애인복지법이나 장애인차별금지법에 확대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비장애인의 시각에서 발달장애인의 행동이나 말이 느리게 느껴지거나 어눌하게 들리기도 하며, 무능력한 존재로 판단한다”면서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살아간다. 소수더라도 각자의 소통방식이 존중되는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김훈 정책연구원은 “시청각중복장애인은 어느 복지관에서 받아주지 않아서 집에만 계신다. 일상생활에서 고립됐다는 자체만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면서 시청각중복장애인의 의사소통 단절 어려움을 짚었다.

 

이어 그는 “지난 10월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 보조기구,전문인력, 전담기관 등이 담긴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를 실현하는 데 있어서 당사자들이 포함돼서 본인들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보조기기에 대한 보급이 적어 점자정보단말기가 건강보험에 적용되고, 보조기기기법 속 정보 제공이 제대로만 된다면 어느 정도 의사소통 갈증이 해소될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김철환 활동가는 청각장애인들의 의견을 대변해 “장애등급제 폐지 정책에 청각장애인들의 의사소통 지원, 정보지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활동지원과 대등한 방식의 의사소통 서비스가 시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수어통역센터가 제한적인 인력으로 장애인이 원하는 만큼이 서비스와 깊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5명으로 제한된 인력을 늘리고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인식 개선과 함께 농인이 있는 가정에 상담이나 통역을 지원하는 가족지원 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장신대학교 엘아동발달연구소 김경양 교수는 무엇보다 의사소통권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다림’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의사소통권리는 특정 장애 영역을 위한 서비스 정책 또는 기관 설립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어떤 수단을 쓰던 기다려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라면서 “침대에 누워있는 중도중복장애인들도 의사소통하고 있다. 이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세심한 관찰로 그들의 의사소통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다. 의사소통 상대방으로서 존중하는 태도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그 예로 제시한 ‘국외에서의 장애인 의사소통 Tip’은 ▲서로 다른 의사소통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경청합니다 ▲이해하는 척하지 마십시오 ▲사람에게 직접 말하고 눈을 마주치십시오 ▲인내심을 갖고 그 사람에게 응답할 시간을 주십시오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되면 말한 내용을 반복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말하세요 ▲정상적으로 말하십시오, 목소리를 높이거나 말을 늦출 필요가 없습니다 등 15개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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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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